Brown English 2021. 8. 17. 00:46

2021년 5월. 드디어 연못에서 잉어를 키우기 시작.

노란 잉어 (이름은 Charbonneau, 샬보노)와 주황색 무늬 잉어 (이름은 Levin, 레빈)을 사왔다.

 

물고기를 잘 키우려면 물 관리를 잘해야한다고 한다.

그래서 Ammonia, Nitrate, Nitrite, PH 등등을 테스트하는 kit 및 수질관리 도움제를 잔뜩 사서 열심히 테스팅하고 관리하고 있었다.

한 때 독성이 있는 Nitrite 수치가 엄청나게 높아져서, 물도 두번이나 갈고, 독성을 완하하기 위해 소금도 들이붓고 열심히 관리해서 지난 몇 달 동안은 수질은 엄청 잘 관리했었다.

여름 동안 조금 변한것이 있다면 - 1) 요즘 heat wave 때문에 매일 매일 더워서 수온이 많이 올라갔다 (그래서 물 몇 번 갈아줬는데, heat wave가 너무 자주 옴), 2) 햇볓이 매일 쨍쨍하니깐 algae가 엄청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이 완전 초록색이 되어서 물고기들이 바닥에서 수영하고 있으면 아예 안보일 정도로. Algae는 딱히 해로운 것이 아니라서 일단 냅뒀었다.

 

그런데 레빈이가 좀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원래 밥을 무진장 잘 먹고, 밥이 왔다는 걸 귀신같이 0.01초만에 알아차렸는데 - 밥을 줘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반응이 느렸다. 그리고 항상 바닥에 있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그에 비해 샬보노는 항상 물 표면에서 잘 놀고 있음).

그리고 원래 까만+주황색 무늬가 선명했는데, 색깔이 점점 옅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레빈이 급 성장하는 중이라 못생긴 청소년이 되는거라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는데 (흙흙.....내 잘못), 뭔가 잘못되어가는 중이었다. 남편한테 너무 걱정 많이한다고 오히려 나무랐다 ㅠㅠㅠㅠㅠ 흙흙 이 때 열심히 약이라도 부어 줬어야하는데... 레빈 내가 죽인거임! ㅠㅠㅠㅠㅠ

 

어제 레빈이를 ICU에 넣어서 관리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레빈이 표면에 올라왔을 때 그물로 건졌는데, 전혀 저항이 없었고 그냥 축 처졌다. 약 넣은 버켓에 넣으니 배를 위로 한 채로 가라앉았다 ㅠㅠ. 나중에 다시 수영하고 그랬지만 영 힘이 없었고, 물 표면에 있다가 또 다시 배를 위로하고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그러고 8월 11일 저녁, 연못에서 물을 아예 다 빼고, Algae 다 걷어내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그래서 샬보노도 건지고 더 큰 통으로 이동시켰는데. 버켓 바닥에 레빈이 그냥 죽어있었다 ㅠㅠ

꺼내서 레빈을 잘 살펴봤는데, 흔히 물고기가 보이는 증상 1) 피부에서 피남, 2) 피부에 박테리아가 희끄러미 미끄덩한게 있음, 3) fin이 썩음, 4) 눈이 허여멀거함 중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피부에 algae가 좀 끼어있고, 아가미도 빨갛게 정상이었고, 지느러미도 멀쩡했다. 그냥 모든 색깔을 잃었음...

 

힝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다 ㅠㅠ 불쌍한 레빈. 제대로 관리할줄도 모르는 초보자 주인을 만난 탓에 다 자라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네 ㅠㅠ 잉어 한 마리 뭐라고 어제 저녁 내내 슬펐다 (지금 글 쓰면서도 슬픔 ㅠㅠ)

 

어디 멀리 가지 말라고 내가 항상 관리하는 뒷뜰에 묻어주었다. 릴리도 하나 가져와서 장례식도 치뤄 줌.

 

정말 미안해 레빈!

 

라고 얼마 전 포스팅을 남겼는데, 그 동안 건강하던 샬보노까지 갑자기 죽었다.

혹시 모를 박테리아나 기생충을 죽이기 위해서 샬보노도 소금이랑 약을 타놓은 임시ICU에 옮겨두었다. 레빈이 죽었지, 레빈 죽으면서 우리가 기겁하는 바람에 샬보노도 여러번 옮겨졌지 그래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게다가 하필 그날 104도까지 (섭씨 40도) 올라가는 날이어서 물 온도가 80까지 올라갔다. 계속 설상가상이 이어져서 그냥 포기하고 원래 연못으로 옮겼다 - 원래 연못이 물도 많아서 물 온도도 낮고, 산소도 많고, permanent place니까 더 이상 옮기면서 스트레스도 안줄테니까. 그런데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샬보노도 옆으로 수영하고, 자꾸 배를 위로 한채로 꼬로록 가라앉기를 반복했다. 죽어가는 것이 너무 뻔해서, 그냥 안락사 시키기로 했다. 그래서 물 밖으로 빼두었는데 - 거의 10분은 살아있었던 것 같다. 정말 괴로웠음 ㅠ_ㅠ

샬보노는 앞뜰 단풍나무 아래에 묻어주었다.

 

초보자 주인들을 만난 탓에 일찍 죽은 불쌍한 잉어들 ㅠ_ㅠ 미안하다.

잉어는 원래 엄청 키우기 힘들고, 그에 비해 금붕어는 훨씬 쉽다고 한다. 그래서 다음엔 금붕어로 도전해보기로. 초보자주제에 바로 잉어를 키우는 건 무리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