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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없는 정보습득을 피하자! Low Information Diet

Brown English 2021. 10. 15. 07:53

ㅎㅎㅎ귀요미 내 사랑 남푠

소셜미디어를 관둔지 6개월 정도 되었다.

(관련 포스팅: Simpler Life를 위해 소셜미디어 그만하기 https://brownenglish.tistory.com/243)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핸드폰에서 지웠다. 그 이후로 각 웹사이트에 한 두 번 정도 들어간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인생이 정말 심심해지고, 내가 사회의 변화를 즉각적으로 알지 못해서 많은 것을 잃었나?

전혀 그렇지 않다. 시간이 많아지니깐 책을 더 열심히 읽어서 똑똑이가 되었다. 남편이 좋아하는 취미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주는 더더욱 스윗한 아내가 되었다. 인스타를 통해서 친구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아는게 아니라 - 영상통화를 해서 직접적으로 대화하고 어떻게 지내는지 파악한다. 트위터에서 좌파와 우파가 싸우는 얘기 안들어도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of course!).

 

 

요즘 조기은퇴 관련 블로그 글고 많이 읽고, 손발 오그라드는 self help 책도 많이 읽는데*, 글쓴이들 중 많은 이들이 low information diet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소셜미디아, 뉴스기사 읽기, TV뉴스보기 등등을 일부러 줄이거나 아예 안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접하는 정보는 보통 나의 하루하루와 행복 레벨에 큰 영향이 없다. 또는 보통은 쇼킹하고, 끔찍하고, 부정적인 사건이 미디아에서 많이 다뤄지므로 - 어떨 땐 나를 우울하고 불행하게 만들기도 한다. 요즘 현대인이 이런 "정보"를 수집하느라 사용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다. 나만해도 하루에 2~3시간 핸드폰을 보는데, 핸드폰 보는 시간은 보통 다 이렇게 불필요한 정보수집에 사용된다.

* 요즘 self help 책을 많이 읽는 이유도 소셜미디어를 안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일할 때나, 퇴근한 후, 뭔가 나의 정신력을 너무 크게 소모하지 않으면서도 moderately intelligent한 컨텐츠를 소비하면서 쉬고 싶을 때마다 - 도서관 website에서 ebook으로 빌린 self help 책을 읽는다. 유치하고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 이런 책에서 말하는 것들은 다 옳은 말이므로, 그냥 꾸준하게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효율을 높이게 하는 좋은 reminder로 작용한다.

 

20대 초중반, 회사생활을 하면서부터 뉴스를 정말 열심히 읽은 것 같다. 한국에 살 땐 정치관련 잡지도 많이 읽었다. 미국에 와서는 한국의 정치/사회에 대한 관심은 끊었지만, 미국에 관련된 것은 항상 열심히 습득했다. 거의 매일 한시간동안 뉴스를 시청하고 (일반용도 보고 15분짜리 동네뉴스도 시청한다), 항상 Wallstreet Journal을 구독해서 적어도 하루에 30분은 WSJ 뉴스기사를 읽는데 사용했다. 트위터 끊기 전에는 트위터를 통해서 추가 뉴스를 접했다. 시어머니께서 NY Times 구독권도 선물로 주셔서 NYT도 또 읽었다.

그래서 이 많은 뉴스를 읽고, 정치계에서 어떤 crazy things가 돌아가는지, 어떤 기업이 CEO를 교체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는지, 거의 실시간으로 매일매일 정보를 습득하므로써 나는 얼마나 더 대단한 사람이 되었는가?

대단한 사람이 되지 않았다. 특히 트럼프가 대통령이었을 땐 지나친 불평과 비난에 (나 자신도 트럼프 지지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뉴스가 이제 보기싫을 정도로 실증이 났다. 너무 많은 정보를 그냥 의미없이 소비할 뿐,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많이 없었다.

몇달 전 부터 매일매일 보던 저녁뉴스 보는 것을 그만하기 시작했다. 그 시간에 보통 책을 읽는다. 그 동안 미국의 대통령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는데 - 1,000페이지짜리 Truman 책, 지금 읽는 2권짜리 Nixon 책 - 뉴스를 시청하는 것에 비하면, 책을 통해서 미국의 역사/정치/삶의 지혜를 훨씬 많이 배웠다. 그렇게 정치 및 사회에 대해서 잘 알고 싶으면, 표면적으로 현재진행형만 열심히 다루는 뉴스를 볼 것이 아니라, 한 주제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는 중이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WSJ에 전화해서 구독을 정지했다. 그리고 시어머니께 이메일을 보내서 나 이제 뉴욕타임즈 안읽을 거니깐 다른 가족이 열심히 보는 거 아니면 구독취소하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이제 이번 달이 지나면 회사 미팅 사이사이에 들어가서 쓸데없는 기사를 보는 시간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 

 

Low information diet를 하기 위해선 수십년간 만들어 온 많은 습관을 버려야한다. 그래서 실행에 옮기는 것이 쉽지 않다. 나는 단계적으로 실행 중이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렇게 이렇게 노력해서 쓸데없는 정보수집에 사용하는 시간을 줄임으로써 시간을 벌어도, 벌어놓은 시간을 잘 사용하는 것도 힘든 것 같다.  늘어난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 중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들을 이것저것 시도해보고 있다.  위에서 말한 대로, 책을 읽는 시간을 늘리는 것으로 시간을 채웠다. 근데도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오디오북 들으면서 달리기/웨이트 운동도 더 자주하게 되었다. 가만히 앉아서 할일 없이 있을 수 없으니 - 일어나서 청소를 한다던가, 간단한 요리나 베이킹을 한다던가 하면서 시간을 떼우면서 더 생산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회사 컴퓨터에 로그인 일찍해서 일을 더 하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후후후). 

한 가지 발견한 문제는 -  뉴스를 통해서 잡지식을 배우는 대신, 책을 통해서 잡지식을 배우는 것으로 대체했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것처럼 책에서 배우는 게 훨씬 낫지만, 어쩔 땐 거기서 거기다). 그래서 가끔은 그냥 심심하게 있는다. Bertrand Russel의 행복의 정복에 의하면, 사람은 가끔 심심할 줄도 알아야 행복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오디오북/노래 없이 동네 한바퀴 산책을 하거나, 명상 앱을 틀고 잡생각을 머릿속에서 없애는 연습을 해본다.

 

히피처럼 사는 것 정말 재밌다. 왜 히피들이 히피가 되었는지 이제 알 것 같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