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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 Angeles의 한국인, 1) 영어 이름 편즐겁고 행복한 미국 생활/일기 + 여행 2020. 4. 15. 05:37
미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에 대해서 알게 된 점 중 흥미로운 것은 "영어식 이름' 사용에 대한 것이다.
1. 영어 이름
LA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 중 (한....... 100명? 큵 너무 많다, 한국 회사만 다닐 수밖에 없었던 나의 불쌍한 현실)
99%는 영어 이름을 사용한다. 유일한 예외 1%는 UCLA에서 교수하시는 아빠 친구분.
이민자로 시작되어 소외된 그룹이 미국 사회 주류에 들어가기 위한 노력이었을까?
(그렇지만 영어를 배우는 아주 직접적이고 효과 있는 방법이 있는데 왜 이것은 하지 않는 걸까)원래 한글이름을 쓰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다.
한 번은 집 앞에 있는 한인 미용실에 갔는데 (한인타운 근처에 살아서, 걸어갈 수 있는 미용실은 한인 미용실밖에 없다)
내 차례를 기다리면서, 거기에 있었던 한 40대 초반 정도의 커플의 대화를 들었는데 (모두 한국 말임)
그들은 한국식으로 "여보"같은 호칭을 쓰지 않고 서로를 영어 이름으로 부르고 있었고 (Thomas와 Jenny였던 것으로 기억 ㅋ)
다른 한국 사람들과 전화 통화를 할 때도, "우리 남편이" 등의 한국식이 아닌 "토마스가~~", "제니가~" 라고 말을 했었다.
그래서 좀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기준으로 어떤 것은 받아들이고 어떤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 걸까?2. 다른 이민자들
회사나, 학교나, 인터넷에서 보이는 많은 다른 아시아 사람들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출신 나라 식의 이름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좀 이름이 긴 경우 (대부분 인도 사람들의 경우)는 쉽게 말할 수 있게 줄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모국식의 이름 및 영어 표기 방식을 그대로 쓰는 것 같다. 남미 사람들도 대부분 남미식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 같다.
3. 남편 성 따르기
미국에서는 결혼을 하는 경우, 여성이 남편의 성으로 바꾸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렇지만 요즘에는 안 그런 사람도 많고, 원래 성과 남편 성을 하이픈으로 묶는 (우리 시어머니의 경우) 사람들도 굉장히 많다.
나도 결혼하기 전까지는 미국에서는 무조건 결혼하면 남편 성으로 바꿔야 하는 줄 알았다. 실천하는 페미니스트인 훌륭한 남편이 이름을 바꾸지 말라고 얘기해줬고, 그래서 나는 원래 내 성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나도 남편이 얘기해주기 전까지 전혀 몰랐던 것처럼, LA에 있는 내가 만난 한국인들도 아마 모르는 걸까.
내가 만난 한국인들은 기혼자의 100이면 100. 모두 남편의 성을 따랐다.
왜 미국 문화를 받아들이는 건 그렇게 힘들어하면서, 여성 혐오로 가득한 남편성 따르기 문화는 귀신같이 받아들였을까.
한 번은 투표를 하러 (나는 투표권이 없어서 그냥 우리 남편이 투표하는 걸 구경하러 간 거지만) 근처 투표소인 한인 교회 안에 들어가 봤는데, 벽에 걸려있는 이 달의 중보기도 스케줄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 주마다 중보기도를 할 부부의 이름이 쓰여있는 건데, 남편 이름 (full name) + 아내 이름 (이름만) 이렇게 돼있었고, 진짜로 여자 이름은 조금 작게 쓰여있었다.
2월 첫째 주: 김성동, 말자
2월 둘째 주: 백철규, 영애
이런 식으로. 진짜 무슨 여자는 남자한테 딸린 부속물처럼 써놨고, 미국에 와서 본인의 원래 성까지 잃었으니 여성의 부속물화는 더 심한 것처럼 보였다. 부들부들부들.
부들부들부들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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