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2020 가죽소파 구매 (가격: $2,294)

TV과 오디오시스템을 샀으니, 자연스럽게 다음 주자는 소파였다.

그 동안 소파를 사지 않은 이유는 슈리가 자기가 만들겠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슈리의 주장: 소파는 어짜피 쿠션같은걸로 덮으니깐 안보이기 때문에 beginner woodworking으로 적합하다.

나의 주장:  1) 그렇게 큰 걸 어찌 초보자가 할 수 있냐, 2) 쿠션 upholstery 따로 맞춤제작 해야되는데 그걸 언제 다 하냐, 3) 지금 TV stand 만드는데도 몇 달 걸리는데 어느 세월에 소파를 만드냐 등등.

당연히 내가 이겼다.

그리고 소파는 앉아보고 만져보고 사야한다는 점은 우리 둘다 똑같이 생각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사지 말고, 조금 비싸도 동네 가구점에서 사기로 했다 (of course, this way we can support local businesses).

 

소파 고르기 criteria

1. 소재는 가죽: 슈리는 천으로 된 소파를 사고 싶어했고, 나는 가죽소파를 사고 싶어했다. 내가 당연히 이겼다. 심지어 천으로 된 소파라고 훨씬 싼것도 아니다.

2. Sofa + Chaise vs sectional: 나랑 슈리는 가구가 너무 큰 것을 별로 안좋아한다. 한 가구가 방의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게 왠지 싫다. 그리고 우리가 대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친구 및 친척이 주변에 많아서 맨날 손님이 오는 것도 아니고, 큰 섹셔널 대신 그냥 보통 소파 + 하나는 길어서 누울 수 있는 (chaise)것을 사기로 했다.

3. 자동 각도 조절: 많은 가죽소파에는 버튼이 있어서 그걸로 윙- 하면서 등받이/머리받이가 세워졌다 누웠다가 할 수 있는게 많은데, 그건 너무 할머니같아서 사지 않기로 했다.

4. 스타일: 최대한 심플하고 90년대 스타일 같은 것. 우리 집은 1996년에 지어져서 건축 디자인이나 전등같은 것이 굉장히 90년대 스타일이다. 그래서 그 느낌을 계속 살리고 싶다. 하지만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음.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은 Mid century modern 아니면 modern farmhouse 스타일이기 때문에, retail에 available한 인테리어 소품/가구 등은 90년대 스타일이 아예 없다 ㅠ_ㅠ

 

이렇게 criteria를 정하고 구경을 하다보니 대충 가격은 $3,000~$5,000 사이일 것 같았다.

그러고 우리 동네, 포틀랜드 시내에 있는 다양한 가구점을 찾아가봤다.

그러던 중, 동네 가구점인 Dania가 할인을 하기 시작해서 (전 상품 20%) 구경했고, 저번에 봤던 그 중 마음에 가장 들었던 소파가 결국 가격대비 가장 괜찮고 마음에 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바로 샀당.

원래는 $3,200 정도인데, 20% 할인받고, 새 제품이 없고 display된거가 하나 남은거라 추가 10% 또 할인을 받아서 총 $2,294에 샀다!

우리집까지 5분이면 가는데, 배송은 $99라고 해서, 또 바로 옆집 베리로리한테 문자보내서 그 집 트럭 빌려다가 실어왔다. 로리님이 집으로 소파 옮기는 것도 도와주셨다.

 

<후기>

1. 소파없이 그 동안 어떻게 살았냐. 너무 좋다.

2. 우리집은 엄청 추운데 (일단 미국사람들은 춥게 사니깐 - 춥게 사는게 익숙한 슈리가 맨날 덥다고 투덜투덜; 난방비도 은근 장난아님; 그래서 온도를 70~72도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윗층은 괜찮은데 마루가 있는 1층은 항상 좀 추움...), 집이 추우니깐 소파도 엄청 차갑다 ㅠㅠㅠㅠㅠㅠㅠ 사람들이 천으로 된 소파를 왜 사는지 이제 이해가 갔다.

3. 이 소파는 가죽소파 치고 훨씬 싼 편이었는데, 쓰다보니 왜인지 알았다. 가죽이 얇다. 그래서 발 뒷꿈치로 응차! 하고 소파에서 일어났다면 그 뒷꿈치 자국이 남아있어서 손으로 펴야한다.

소파 사자마자 컴퓨터 들고 내려와서 TV랑 연결시키고, 그 날 밤부터 누워서 게임하기 시작 ㅋㅋㅋㅋㅋㅋ 팔자좋은 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