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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행동을 바꾸려면 내가 먼저 바꾸면 된다즐겁고 행복한 미국 생활/일기 + 여행 2021. 10. 13. 02:13
나와 남편은 서로를 정말 많이 사랑하고 본인 행복의 무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한몸 동체가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차이점과 서로에게 동의하지 않는 점이 많다. 그 동안 많이 싸웠고 (보통 내가 일방적으로 남편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이지만), 몇 번은 내가 왜 이놈이랑 결혼해서 이 고생이냐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정말 사이가 좋다. 내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에 요즘 엄청 집착하고 있어서 - 하루하루가 행복하도록, 나를 행복하게 만들지 않는 행동을 바꾸려고 노력하는데, 남편과의 관계가 그 중 하나이다. 특히 코비드 때문에 회사에 안가니깐, 남편이랑 둘이서 24시간 붙어 살고 있어서, 우리 서로간의 관계가 행복 레벨에 아주아주아주아주 중요하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에 드는 행동을 해야하는데, 각자의 스타일과 습관이 있으니 이걸 100% 맞추는 것은 쉽지 않다. 예전에는 어리석게 타일르고 소리질러서 내가 원하는 행동을 요구했다면, 요즘엔 많이 현명해져서 다른 (아주 효과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바로바로바로바로 - 서로에게 원하는 행동을 내가 먼저 하기. 연애기간 포한 지난 9년간 함께 지내면서 서로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요즘들어 그렇게 솔선수범하게 행동하는 것이 상대방의 행동을 변화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더욱 더 깨닫는 중이다.
내가 먼저 운동하고 건강하게 먹었더니 - 남편이 똑같이 따라한다!
나는 남편이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식단을 조절하면 좋겠는데 - 항상 나를 핑계로 삼으며, 그리고 시간이 없다고 말하며 잘 안한다. (사실 내가 디저트 만들고 먹는 걸 좋아하고, 야채를 싫어하는 사람이라 - 나를 핑계 삼는 것의 30%는 인정해주지). 요즘에 나의 최대 관심사인 "행복" 중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건강이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은 행복한 삶을 사는데 아주 필수적이다. 그래서 나는 남편이 매일 매일 운동하고, 더 활동적이고, 식단 조절을 잘 해서 - 더 건강하고, 요즘 부쩍 늘어난 살도 좀 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실 처음 시작은 "남편이 운동을 하건 말건 내 알바 아니지. 나나 열심히 하자" 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매일 아침 명상도 시작하고, 거의 매일 30분 이상의 땀뻘뻘+호흡헥헥을 수반하는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통은 남편이 요리를 담당하지만 가끔 내가 할 때도 많은데, 내가 요리할 땐 - 그 동안 먹어보지 않은 다양한 베지테리안 음식만 골라서 채소위주의 요리만 만든다. 그래서 우리가 먹는 식단에서 채소가 차지하는 비중을 점점 늘리고 있다. (나의 운동일지 포스팅: https://brownenglish.tistory.com/389) 그렇게 한지 한 두달이 지났다.
그랬더니 요즘에 갑자기 남편도 운동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번 할까말까 하는 kettlebell swing을 요즘엔 일주일에 두세번은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음식을 먹을 때도 채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도록 알아서 샐러드나 구운 야채를 추가해서 준비하기 시작했다. 지난 1~2년동안 살빼야지 살빼야지 말만 하고 10파운드 넘게 찐 사람인데 (ㅋㅋㅋㅋㅋ), 최근에 벌써 5파운드 정도 가벼워졌다.
내가 돈을 절약하고 지구를 살리려고 노력했더니 - 남편도 똑같이 한다
올해 초, FIRE movement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가 말하는 creed를 완전 받아들이고 내면화하기 시작했다. 과소비하지 않고, 지구를 파괴하는 쓰잘데기 없는 소비 (일반 소비 및 에너지 소비)를 하지 않고, 과소비를 줄이므로써 남는 돈은 열심히 저금해서, 남들처럼 60살, 70살까지 일하지 않고 일찍 은퇴해서 건강할 때 즐겁게 잘 살기로 다짐했다. 이 얘기를 처음 남편에게 했을 땐, 전혀 먹히지 않았었다. 게다가 내가 남편에게 "넌 내 은퇴를 막는 걸림돌이야"라고 말해서 싸우기까지 했다... 남편도 원래 검소하고 돈을 아끼는 편이지만, 어떤 측면에선 소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성향이 큰 편이다. 조금만 편의성이 없으면, 그냥 묵묵히 하는게 아니라, 돈 주고 해결하려고 하고, "편의"에 대한 기준이 아주 높다.
그런데 남편이 점점 나의 생각과 계획에 동의하기 시작했다.
물론 거의 매일매일 돈, 저금, 소비, 은퇴와 관련된 대화를 했고, 지난 1년동안 우리가 얼마나 저금하고 우리의 net worth가 증가했는지를 실제 금액을 보여주며, 은퇴를 가능하게 하는 수준의 큰 돈을 저금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그렇게 오래 걸리거나, 극단적으로 생활비를 줄이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남편의 생각을 바꾸는 데 아주 좋은 역할을 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할 땐, 내가 행동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고, 인생에 대한 태도를 바꾼 것도 아주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내가 먼저 쓸데없는 건 절대 사지 않고 (난 진짜로 소비를 많이 안한다), 차 타는 빈도를 줄이기 위해서,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다니거나, 걸어서 슈퍼에 다녔다. 지구에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 플라스틱 사는 것도 줄였고, 빨래도 건조기 안쓰고 밖에다가 널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할 때, 남편에게 똑같이 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냥 나 혼자 이렇게 했다. 혼자 하다보니, 나는 더욱 검소하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내가 변하는 것을 봐서 그런건지, 몇 달이 지나니깐 남편도 내가 하는 대로 똑같이 하기 시작했다. 나를 위해서인지, 또는 내가 화나지 않게 알아서 조심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힝 ㅋㅋㅋㅋ) 자기가 빨래를 돌릴 때도 건조기를 안쓰고, 본인이 장을 봐올때도 플라스틱 통에 담기지 않은 걸 잘 사온다.
게다가 얼마전엔 - 혼자서 본인 차를 팔아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남편이가 차를 좋아하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차를 두대나 가지고 있는 것이 전혀 불필요한 것을 알면서도 아무말도 안했는데 - 어느 날! 갑자기! 불필요한 지구파괴 및 돈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본인 차를 팔아야겠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내 입장에서, 나를 따라서 남편이 바뀐 것만 적어서 - 뭔가 나는 잘난사람, 남편은 못난 사람인 것 처럼 되었는데. 물론 나도 남편을 따라서 행동과 습관을 바꾸고 새사람이 된 면모가 아주 많다.
남편은 습관처럼 책을 잘 읽는다. 자기 전엔 항상 책을 읽는다. 그리고 한번도 나에게 책 안읽는다고 나무란적도 없다. 그래서 책을 그렇게 많이 읽지 않은 30년 넘은 습관을 버리고, 나도 남편을 본받아 책을 열심히 읽기 시작했다.
남편은 비판적인 사고를 참 잘하고, 뉴스에서, 트위터에서, 남들이 말하는 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것도 남편이 어떻게 사고하는지를 옆에서 관찰하면서 나도 그 동안 연습하고 배웠다. 또 남편은 모든 것을 개선시키고, 더 효율적으로 바꾸는 것을 참 좋아한다. 나는 그냥 생각없이 불평없이 불편한 것을 계속 하는 편인데, 남편은 항상 모든 것을 개선시키고 - 보통 5분 노력으로 일평생으로 개선되는 것이 많다. 그래서 남편을 따라서 나도 개선점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상대방의 행동을 바꾸게 하는 것의 99.99%는 그 사람을 더 나은 모습으로 바꾸고 싶어하는 나의 욕망 때문일 것이다. 다른 사람을 더 좋은 사람으로 바꾸려면, 내가 먼저 과거의 나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빠른 지름길이자, 나에게도 참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오늘의 주저리 주저리 행복 찾는 나만의 철학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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