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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쉽지 않은 고객 모으기Financial Coach 되기 준비 2021. 10. 20. 00:47
최근 시부모님과 시동생에게 재무상담을 해준 후, 그들의 돈을 정말 많이 아껴주었다. 시부모님께는 수수료로만 나가는 돈 $1,000가량을 없애드리고, 소득세만 $5,000은 아낄 수 있게 은퇴계정 활용을 추천해드렸다. 시동생에게는 올해는 세금 한푼 내지 않지만, 잠재적으로 은퇴 후 세금만 몇 천만원도 아낄 수 있는 방법도 알려줬다.
그래서 나도 완전 신났고, 시가족도 완전 신났다. 시동생이 친한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서 재무상담을 받고 싶다는 친구를 5명이나 물어왔다. 그래서 신난 김에 그들에게 설명할 때 쓸 비쥬얼 자료도 만들고, 그들이 본인들의 재무상태 (자산, 부채, 소득 및 지출규모)를 나에게 알려줄 수 있는 엑셀 템플렛을 만들어서 채워서 보내달라고 했다. 그들의 financial literacy에 맞는 customized sessions을 만들이 위해서 심지어 financial literacy level을 측정하는 퀴즈도 만들어서 보냈다.
그.런.데. 두둥. 아무에게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
드디어 한명에게 일주일 후 답장이 왔는데 - "음...나는 아무런 자산도 없고 부채도 없고, 그냥 내 은퇴자금 투자를 잘 하고 있는지만 궁금해. 투자내역을 잘 변경해서 나의 미래를 재정적으로 잘 준비하고 싶어" 라고 답장이 왔다.
참 여러 면모로 틀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답장이었다. 첫째로, 투자내역 바꾸는 건 코칭하기 세상에서 제일 쉽고 간단한거다 - 그냥 "수수료 제일 적은 가장 분산화 잘 된 투자상품에 넣고 건드리지마라"가 끝이다. 둘째로, 투자내역을 바꾸는 건 "나의 미래를 재정적으로 잘 준비"하는데 진짜 조금밖에 도움이 안된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세금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세우고, 불필요하게 나가는 소비를 포착해서 줄이고, 본인의 목표와 위험회피도에 맞는 저축/투자 플랜을 세우는 것이다.
그치만 어쩌랴. 본인이 하기 싫다는 걸 억지로 하라고 설득할 수도 없는 노릇.
공짜로 재무상담을 해준다고 해도 손님을 구하는게 힘든 건, entry barrier가 높기 때문이다.
Entry barrier #1 재무상황 공개에 대한 심적 거부감.
본인의 모든 재무상태 - 소득, 지출, 재산, 부채 - 에 대한 자세한 내역을 다른사람에게 공개하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다. 완전 이해되는 부분. 하지만 아쉽게도 재무상담을 주는 사람의 입장으로선, a complete picture 없이 제대로 된 상담을 해주기가 정말 어렵다.
Entry barrier #2 평상시에 본인 재무상황에 대해 잘 몰라서, 그걸 하나하나 다 조사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부익부 빈익빈 상황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원래 본인의 재무상황을 꼼꼼히 체크하는 사람은 그 만큼 관심이 많으니까 절세 및 투자에 대한 지식도 많다. 본인의 상황에 딱 맞는 재무전략을 세워서 돈을 더 저금해서 자산을 훨씬 쉽고 효율적으로 늘린다. 그러면 돈이 더 많아지니까 더 신이 나서 더 열심히 체크하고 더 열심히 최적화시킨다. 그래서 돈이 더 많아진다.
그에 반해, 평상시에 본인이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빚을 얼마나 가지고 이자를 얼마나 내는지, 어디에 투자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은 - 0에서 시작하니까 시작부터가 어렵다. 시작도 못하니깐 지속적으로 불필요한 세금을 내고, 저축도 많이 못하고 점점 더 빚만 생긴다. 그러면 스트레스만 더 많아지고, 그러니깐 더 보기 싫고, 그래서 더 관심없어지는 negative spiral에 빠지게 된다.
이 barriers만 넘어가서 코칭을 받기 시작하면 (게다가 내가 공짜로 해주는데!!) 정말 인생 오래오래 지속되는 지식과 재무플랜을 세울 수 있는데, 그 허들을 넘지 못하는게 참 아쉽다.
시동생이 본인이 친구들에게 더 말할까? 아니면 15분 정도 간략하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설명하는건 어때? 라고 물어봤는데, 둘다 됐다고 했다.
일단 첫째로 하기 싫은걸, 불편해하는 걸 어쩔 수 없이 하도록 설득하고 싶지 않다. 둘째로, 재무상황 보내달라는 이메일에 이미 벌써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내가 무엇을 할건지, 예시까지 열심히 들어가면서 설명해주었다. 플러스, 공짜로 해주는데도 받기 싫으면 - 내가 어쩌랴. They have to WANT to do it, not that they are CONVINCED that they have to do it.
나중에 은퇴해서 financial coaching을 부업으로 하려면, 이 딱 처음 물꼬를 트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부업으로 삼으려면 돈까지 받으면서 할 건데, 더 힘들겠지. 또는 돈을 내서라도 상담을 받겠다는 아주 처참한 상황의 사람들만 들어오겠지.
돈 문제는 참으로 어렵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지만, (특히 미국에선) 입밖으로 꺼내서는 안되는 타부시된 것. 돈 문제는 "어렵고 복잡하다"는 선입견도 참 prevalent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많은 클라이언트를 얻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식을 전달할 수 있을까. 앞으로 계속 생각해보고 시도해봐야겠다.
쉽지가 않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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