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에게 financial advice 주기

나의 시부모님은 본인들의 재산 내역을 나에게 보여주는데 거리낌이 없으시다 ㅎㅎㅎ

이미 몇 년 전에 한 은행이 본인들의 재산 내역을 분석한 자료를 이메일로 보낸 후, 나에게 어떤지 추가하고 싶은 내용은 없는지 여쭤보셨다. 갑작스러운 재산 투명성에 깜짝 놀랐다.

몇 주 전, financial coach가 되기 위해서 관련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 인터넷 조사를 엄청나게 하다가, 문득 시동생에게 주면 아주 유용한 절세팁을 생각해냈다. 시동생이 커리어 변경을 위해서 (회사원하기를 관두고 선생님으로 전직) 현재 소득이 없고 학교에 다니는 중인데, 소득이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은퇴자금 관련 절세팁을 생각해냄. 아무튼 그래서 시동생에게 이걸 설명하는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다 :)

시동생이 이걸 엄마에게 말했는지, 갑자기 시어머니가 가지고 있는 자산을 어떻게 운영하면 되겠는지 물어보는 이메일을 보내셨다.

물론 그렇게 조각조각 정보만 받은 걸로는 제대로된 투자 조언을 줄 수 없다. 그래서 제대로된 조언을 위해서, 그리고 이참에 시부모님을 대상으로 financial coach 연습을 해보고 싶어서 완전 full session을 갖기로 했다.

시부모님에게 1) 소득내역, 2) 지출내역, 3) 상세 재산 내역을 다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했다. 이걸 정리하는 데 사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싫다고 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 역시 짱짱맨 시어머니가 쫙 정리해서 보내주셨다.

그래서 나도 최선을 다해서 - 현재 및 미래의 소득과 지출, 재산 수준을 바탕으로, 시부모님의 나이/건강/투자목표/위험회피정도 등등을 고려해서 절세하는 법과 투자 금액 및 투자 상품을 추천해드렸다. 분석하는데 주말 하루 온종일 걸림.

이메일 진짜 20번은 왔다갔다하면서 상세 내역을 다 정리하고, 줌으로 영상통화도 벌써 두시간 넘게 하면서 투자 상품에 대한 내용, 추천하는 이유, 절세방법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드렸다.

 

내가 추천한대로 다 하시면, taxable income을 $27,000이나 줄일 수 있을 예정 - 여기에 원래 세금 20% 낸다고 치면 무려 일년에 $5,400 절감 (x 2년 똑같이 절감할 수 있음). 그리고 펀드투자를 ETF로 옮기면 펀드 fee로만 나가는 돈도 일년에 $1,000은 아낄 수 있을 예정이다.

이 코칭 세션을 더 오래전에 했었더라면! 더 오랫동안 더 많은 돈이 세금으로 나가는 걸 막을 수 있었을텐데!!!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더 오래전에는 나도 미국에 온지 얼마 안된 터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없었음).

 

그리고 나에게는 적용되지 않아서 잘 몰랐던 것들 - 연금상품, will vs trust, long-term care insurance 등에 대해서 많이 여쭤보셔서, 그것에 대답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게 되었다. 아주 훌륭훌륭!

 

내가 가진 지식을 전달할 수 있었던 점도 매우 뿌듯했고, 머리를 요리조리 굴려서 투자상품 개선 및 절세 방법을 찾아내는 과정도 아주 쏠쏠했고, 전반적으로 아주 알차고 재미있었던 case study였다.

그런데 우리 시부모님은 공무원 연금킹들이고, 빚도 없어서, 너무나도 쉬운 케이스였다 (또는 소득수준이 높아서 활용할 수 있는 절세상품이 많이 없어서 절세하는 방법 짜내는데는 좀 힘들었음).

나중에 동네 웹사이트에 광고를 올려서 case study를 통해서 계속 배워나가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공짜로 사람들에게 financial coaching을 해주고, 사람들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좋은 정보 및 절세 전략을 받고. 내 머릿속에선 아주 좋은 win-win strategy인 것 같은데,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드일지 모르겠당.

공부 더 하고 모르는 사람을 상대로도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면 꼭 시도해봐야징징

아이고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