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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 34주차 일지
    즐겁고 행복한 미국 생활/임신일기 2022. 5. 17. 06:46

    이제는 배 양쪽이 몸 밖으로 10%는 튀어나온 느낌 - 진짜 배 많이 불렀다. 배가 앞쪽으로 조금 뾰족해진 느낌.

     

    몸 상태:

    이번주의 최대 트러블은 변비였다. 그 동안 푸룬쥬스를 꾸준히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변비가 점점 더 강철변비가 되어가서 그런지 거의 일주일동안 소식이 없었다. 딱딱한 똥이 똥꼬앞에 들어차 있는게 느껴지는데, 전혀 혼자서는 나올 기미가 없는 그런 느낌. 힘을 살살 주는걸론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하지만 힘 주면 애기 나올 것 같아서 세게 힘을 줄 수도 없었다.

    아무튼 딱딱한 똥이 똥꼬앞에 있으니깐, 가진통 올때마다, 애기가 움직일때마다 진짜 똥꼬 주변이 터져나갈 것 같고 너무 아팠다 - 가만히 있을때도 계속 pressure가 느껴지고. 그래서 화요일 밤애 진짜 한숨도 못잤다. 똥꼬랑 똥꼬 주변에 압력이 너무 심해서 ㅠㅠㅠㅠ 이게 웬 그지같은 상황이야 ㅠㅠㅠㅠㅠㅋㅋㅋㅋ진짜 웃기기도 하고 엄청 짜증났다.

    화요일 밤에 남편이 긴급하게 슈퍼에 가서 변비약을 사다줬다. 변비약을 먹으면 다음 날 바로 완전 설사하고 배 꼬이고 죽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워낙 강철변비라 그런지 영 소식이 없었다. 변비약 케이스에는 6~12시간안에 효과가 나타난다고 나와있었는데, 나는 18시간정도? 후에나 드디어 조금 변을 봤다. 게다가 아침에 프룬쥬스도 큰 한컵 먹었고. 거의 하루종일 신호가 이제오나 저제오나를 기다리며 화장실에 여러번 앉아봤다 포기했다를 반복했다. 진짜 똥 문제 해결하는데 수요일 하루 온종일 걸렸다. 화장실 들락날락하고 걱정하느라 일도 제대로 못했다. 그래도 소량이어도 똥꼬앞을 틀어막았던 딱딱한 똥이 배출되어서 똥꼬에 압력이 줄어서 살만했다.

    수목금 동안 천천히 조금씩 덜 변비같은 변으로 변신했고, 토요일이 되어서야 드디어 좀 큰 똥이 나왔다 (아~ 이제서야 장을 비웠다 하는 느낌). 그렇게 5일에 걸친 변비 대장정이 끝났다. (하지만, 글쓰는 시점 월요일 상황 - 어제 오늘 화장실을 전혀 안감......또 다시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인가 ㅠㅠㅠㅠ 조심해야지...).

     

    변비 때문에 꼴딱 밤을 샌 밤 때문에 수요일/목요일엔 피곤함도 엄청 가중되었지만, 그거 외에는 큰 문제는 없는 주간이었다. 잠을 잘 못잔 날도 있었고, 잘잔 날도 있었고, 낮잠 두시간 넘게 자도 피곤한 날이 있었고, 낮잠 안자도 완전 쌩쌩한 날도 있었다. 그냥 그날 그날에 따라 천차만별.

    그 동안 항상 나를 괴롭혔던 등 근육 고통은 이번 주엔 왠일로 조금 사그라들었다. 그래서 이 때를 틈 타서 열심히 산책했다. 특히 잘 자고 일어난 오전이랑 피곤해지는 3~4시 전 쯤까지는 등이 완전히 괜찮아서, 아침이랑 점심 먹은 후에 산책하거나 (보통 20분+ 코스로) 집 여기저기 yardwork하러 돌아댕겼다. 근데 항상 저녁시간이 되면 등 근육 및 골반이 엉망이 되기 시작하기는 했다 - 갑자기 gravity가 100만배 증가하는 느낌쓰.

    요즘엔 가진통이 올때마다 1) 가슴이 답답해지고 숨이 안 쉬어지는 느낌이랑 2) 아랫도리에 있는 모든 구멍에 gravity가 오십만배 증가하는 느낌이 든다. 배가 딱딱해지는걸로 가진통을 느끼는게 아니라 오히려 이 두 가지로 아 배 딱딱해졌겠구나 하고 파악하는 느낌. 알통이 움직임은 여전히 항상 느껴지고, 움직임 및 가진통 다 항상 오른쪽으로 치중해있다. 그런게 점점 그게 위로 올라오고 / 아래 다리있는데로 내려가고 범위가 조금씩 넓어지는 느낌이다. 배는 여전히 엄청 팽창중이라 항상 찢어질 것 같다. 가슴은 여전히 센시티브하고, 밤마다 가슴이 엄청 커지고 돌덩이가 된다 (밤중에 쉬하러 가려고 일어서면 가슴이 뽝 쏟아지는데 엄청 아프다 ㅎㅎㅎ)

     

    일상:

    이번주도 (날씨 좋은 날이 가끔 있었지만) 춥고 비가와서 대부분 집에 있었다.

    월요일/화요일엔 이제 육아휴직 시작 2주전이라서 단기장애보험금 및 육아휴직 신청 paperwork을 시작했다 (2주전에 시작하라고 회사에서 권장함 - 너무 빨리 시작해도 임신관련 상황은 너무 쉽게 변할 수 있으니 또 다시 변경할 일이 생겨서 더 복잡해질 수 있으니, 꼭 2주전이라고 얘기함). 근데 병원 및 휴직/보험금 관련 일을 우리 회사로부터 외주받은 회사 (리드그룹)가 역시 미국스타일로 계속 paperwork은 팩스 아니면 우편으로 보내라고 해서,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걸릴 예정이다. 월요일에 거의 30분동안 전화로 리드그룹이랑 얘기하고, 그 다음날까지 이틀에 걸쳐 paperwork 관련 작성양식을 받고, 그거 작성해서 우표붙여 보내는 등등의 일을 했다. 5월 말에 받는 paycheck부터 때맞춰 받으려면 적어도 이번주안엔 모든 paperwork이 끝나야할 것 같은데, 아마 안끝날 것 같다 ^^. 그럼 또 휴직중에 내 돈 어딨냐고 왜 안주냐고 여러번 전화걸고 그래야겠지 ^^. 신청 절차가 좀 더 간소화되고 systematic하게 이뤄지면 좋겠다.

    영화도 두편이나 보았다. 그 동안 90년대~2000년대 초반의 멕 라이언의 대스타이던 시절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고싶었었는데 (Sleepless in Seattle, You've Got Mail, When Harry met Sally 이렇게 세 개 보고싶었다), 저어어번에 (한 1년 전쯤...) 도서관에서 DVD로 sleepless in Seattle 본 것이 다였다 (다른건 아예 DVD도 없었음). 그런데 마침 넥플릭스에 You've Got Mail이 추가된 걸 알게되어서, 바로 그날 저녁에 보았다. 완전 꿀잼짱잼이었다. 그리고 유브갓메일을 봤더니 또 추천 영화로 똭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가 떴다! 그래서 아껴놨다가 남편이 일하러가서 심심한 토요일 아침에 그것도 마저 봤다. 멕 라이언은 엄청 예쁘고 젋었는데, 상대역 해리가 키도 작고, 못생기고, 늙어서 별로 몰입이 안되었다 (탐 행크스도 그렇게 잘생긴건 아니지만 뭔가 귀여운 구석이 있는데, 해리역 배우는 뭐 귀엽지도 않았다). 하지만 두 영화를 통해서 90년대 뉴욕의 아름다운 모습을 엿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그 동안 거의 매일 쏟아진 비를 통해 엄청나게 행복하게 자라온 집안 곳곳의 나무/꽃/화초들이 이제 꽃 피우기 2차전이 시작되었다 (1차전은 다포딜이랑 튤립). 작년에는 꽃을 전혀 키우지 않았던 파피가 엄청 크고 예쁜 주황색 꽃들을 피우기 시작했고, 이제 장미도 피기 시작했다. 작년에 bulbs를 지나치게 너무 많이 사서 일단 땅에 묻는게 목표라 별 계획없이 일단 대충대충 땅에 심어두어서 - 올해 앞뒷뜰에 정신없이 자라는 중이다. 애기 낳고 좀 한가해지면 이제 괜찮은 자리를 찾아서 옮겨심어야겠다. 일단은 정신없이 자라라 꽃들아 - 내가 너네를 옮길 능력이 없다야.

    주말에 남편이 또 집안일 큰 것들을 해결해주었다. 연못 오랜만에 청소를 엄청 했고, 드디어 도착한 스카이라이트용 블라인드를 설치했다. 남편이 블라인드 설치할 때 나는 사다리에 올라가있는 남편에게 드릴/스크류드라이버/각종 부품/설명서 등등을 넘겨주고 받아주는 조수 역할을 했다. 스카이라이트에 블라인드를 설치하니깐 진짜 갑자기 방이 말도 안되게 어두워졌다. 해 쨍쨍나는 한낮에도 낮잠잘 수 있게 충분히 어두울 수 있을 정도로. 스카이라이트가 없으면 방들이 얼마나 어두웠을지를 알게 되니깐, 모든 방마다 스카이라이트가 있다는 점에 정말 감사하게 되었다.

    아 이번주엔 남편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인 이클레어도 만들었다 (커스타드 크림 필링에 비터스윗 초콜렛 프로스팅으로) - 아주 맛있게 잘 되었는데, 사실 슈번 만드는데에 첫번째 batch는 실패해서 두 번 만들어야했음. (실패한 이유는 코스트코에서 산 달걀이 다른 달걀에 비해 너무 커서 레시피에 요구하는 달걀 2.5개~3개 중, 첫 2개 넣으니깐 벌써 심하게 runny하게 되었었음). 그저께는 90년대 병문안 가거나 교무실에서 선생님들에게 얻어먹은 모카 롤케익을 재현해보고 싶어서 레시피를 이것저것 참조해서 만들었는데 대 실패였다. 베이킹 관련 하도 좋은 레시피로 맛있는걸 많이 만들어왔어서 그런지, 인터넷에서 대충 찾은 레시피가 만들어낸 맛은 별로였다 (커피향이 충분하지 않았고, 뭔가 달콤함에 밸런스가 없었음 - 맛은 있었지만, 최고의 맛은 아니였달까). 아무튼 그래서 한 조각 먹고 그냥 나머지는 버리기로 했다. 다음에 더 잘 만들어봐야지.

     또 뭐 했지? 남편이랑 코스트코 갔다왔고 (평상시 사는 음식 + 여름동안 손님맞을 용 베개, 침구세트, 샤워수건 등을 샀다), 시동생 집 사는거 절차 및 비용마련 관련해서 컨설팅도 여러번 해 주었다 (통화, 우리가 집 샀을때 비용내역 보내주기, 비용 및 모기지 계산 엑셀 만들어주기 등등).

     

    어제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했던 친구 쿙수가 (나보다 한달 빠름)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다. 애기가 39주인데도 엄청 커서 급 이틀 후 수술하기로 하고 어제 호슉이를 낳음. 괜히 내가 아기 낳는것처럼 떨렸고 설렜다. 그리고경수가 임신대장정을 드디어 끝냈고, 제왕절개 후 회복은 이제 견뎌야할 일이지만, 일단 애기 나오는 데까지는 별탈 없이 잘 되어서 정말 기쁘고 (부...부러웠다 ㅠㅠㅠㅠㅠㅠ). 흐엉 부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도 빨리 애기낳고 싶다!!!!!!!!!!!!!!!!!!!ㅠㅠㅠㅠㅠㅠ

     

     

     

    이제 일주일만 더 일하면 휴가가 시작이고, 휴가가 시작되면 예정일까지 딱 4주 남았다. 정말 얼마 안남았으니 조금만 버텨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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