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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번째 & 마지막 임신] 시작~14주
    즐겁고 행복한 미국 생활/임신일기 2023. 1. 31. 06:15

    그 동안 지옥같은 시간을 보냈다. 이제 조금 살아나서 기록을 남긴 정신 및 신체적 힘이 생겼다 - Finally! 처음 임신했을 때, 주수별로 어떤 괴로움과 신체 변화가 있었는지 남겨놓은 것이 - 이번에 임신했을 때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없는지를 가늠하는게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 임신이지만 (진짜 다시는 임신 안한다ㅏㅏㅏㅏ!!!!!!!), 언제 또 다시 읽어보면 도움이 될지 몰라서 (적어도 다시 읽으면 재밌겠지) 한번 적어본다.

     

    [왜 또 임신이야 ㅠㅠ]

    5월 25일에 출산하고, 생리를 3개월 정도 하지 않았다. 4개월 차에 드디어 시작했는데 엄청 들쭉날쭉했다. 첫 생리는 거의 무슨 중학생 시절로 돌아간 것 처럼 양이 어마어마했고, 그 다음번엔 쥐꼬리만큼 나왔다. 날짜도 들쭉날쭉이라 뭐 언제 생리했는지 기록할 이유도 없었다.

    그렇게 생리를 세번 했는데 - 뭔가 생각보다 오랫동안 생리를 안한 느낌이 들었다. 기분이 쎄해서 임신 테스트를 해봤는데, 이게 웬일 두 줄 떴다. 출산 6개월만에 또 임신을 한것이었다. -_-????? 응?????

    TMI이지만 지난 임신부터 출산 후 3개월까지 13개월정도 동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가, 딱 한번! 진짜 딱 한번! 있었다 -_- 가족/친척/친구들은 우리가 막 엄청 금술좋고 활발한 정력파워맨들인줄 알겠지만...실상은 전혀 다름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남편도 나도 뭐 기뻐하거나 그럴 생각은 안들고 둘 다 읭? 뭐? 왜? 어떻게? 이 생각밖에 안들었다.

    마지막 생리일이 언젠지도 몰랐고, 대애충 기억을 더듬어 언제 임신이 되었는지 날짜를 셈했다. 그래서 대충 따져보니 8주정도 된 것 같았다. 그런데 병원에 가서 초음파로 fetus 크기 측정해보니 6주밖에 안됐다고 했다. 수정되고 자리잡는데 오래 걸렸나보다. 나는 2주를 날려먹은 것 같아서 괜히 억울하고 짜증났다.

     

    [Short Interval 임신의 장단점]

    단점: 일단 출산 후 너무 빨리 (6개월 이내) 임신을 하게 되면 자궁이 아직 100%로 준비가 안된 상태이기 때문에 태아 & 임신 관련 위험이 많이 증가한다고 한다. 그래서 관련된 논문들을 찾아서 읽어보고 정리해보았는데 - 그렇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A가 잘못될 확률이 일반 임신은 0.2%라면, 너무 빨리한 임신은 0.4% 이런 느낌. 그냥 위험 확률이 "2배 높다" 라고 하니까 무서웠는데, base 확률 자체가 낮으니까 2배가 되어도 여전히 낮은 수치였다. 이렇게 수치 자체를 열심히 논문들을 뒤져서 찾아보니깐 다들 낮아서 좀 안심이 되었다. 가장 좋은 interval은 18개월이라고 하는데, 또 그거 이상으로 넘어가면 risk가 올라가서 너무 빨리한 임신이랑 비슷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크게 걱정할 건 전혀 없었다.

    출산 후 6개월만에 임신의 장점은 일단 첫째로 아이들이 연년생이 된다는 점. 나와 내 언니는 18개월 차이라서 어렷을 때 친구처럼 잘 지냈고, 지금도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다. 그 점을 생각하면 아이 둘이 함께 놀면서 친구처럼 자랄 수 있다는 것이 제일 큰 장점인 것 같다.

    두번째 장점은 출산, 육아, 양육의 고통을 한번에 끝내버릴 수 있다는 점? 짧고 굵게 하기. 크게 불평할 순 없지만 나는 임신이 힘들고 아프고 어려운 데 그걸 그냥 연속으로 해버리고, 첫 임신 및 출산 때문에 겪었던 우울증 & 불면증이 또 오게 된다면 이 또한 그냥 짧고 굵게 끝내버리고 회복은 한번만 할 수 있다. 육아도 그냥 한번 힘들 때 확 힘들고, 심지어 나중에 대학 입시도 2년 연속 짧고 굵게 끝내버릴 수 있다. 

    아무튼 단점에 비해서 장점이 훨씬 더 큰 것 같아서, 남편과 나는 기쁘게 두번째 임신을 받아드리고 잘 해나가보기로 했다.

     

    [7주차 - 개아픔의 시작]

    이번에도 첫 임신과 비슷한 느낌으로 아팠다. 그냥 온몸에 방사능을 맞는 느낌(?)으로, 모든 세포 하나하나가 아프고, 힘이 하나도 없고, 죽을 것 같고, 항상 춥고, 누워서 쉬어도 그냥 계속계속 아픈 느낌. 진짜 심한 독감에 매일매일 걸려서 쓰러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속이 엄청 메스꺼웠다. 뭘 먹어도, 뭘 마셔도 항상 니글니글니글. 7주차부터 조금씩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첫 임신때는 가슴도 엄청 아팠고, 젖꼭지 진짜 하이퍼초예민해서 옷깃만 스쳐도 아프고 머리가 쭈뼛쭈뼛섰었고, 복통도 있었고, 골반 아픈것도 엄청 심했었는데, 이번엔 이런 사소한 아픔은 거의 없다.

    9주 ~ 11주동안엔 시부모님댁에 가서 크리스마스 및 새해를 보내고 왔다. 거기 있는 동안 나는 내내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시부모님이 낮에 애기를 돌봐줘서 다행이었다. 하지만 애기가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감기에 걸려서 아파서 그랬는지 밤에 엄청 못자고 2~3시간에 한번씩 울었다. 집이었다면 밤에 울어도 안방에선 어차피 안들리니깐 상관 없는데, 시부모님댁엔 바로 옆방에 두고 잤어야해서 애기 소리가 너무 잘 들렸다. 그래서 남편이랑 번갈아서 애기 달래느라 밤에 제대로 못잤고, 매트리스가 오래되서 너무 불편해서 잠도 편하게 푹 못잤다. 그래서 더더욱 아프고 항상 피곤했다.

    (어차피 불면증 때문에 밤에 자주 깨고 잠에 다시 못드니깐 - 애기가 밤에 깨서 울어도 별 차이 없겠지 생각했었는데, 아니다. 이게 내 수면싸이클에 맞춰서 자가다 깨는거랑, 애기 때문에 사이클 중간에 억지로 깨는거랑, 수면의 질이 엄청 차이난다.)

     

    [11주 - 감기가 날 죽이네]

    시댁에 있는 막판에 나도 애기한테 감기가 옮았는지 기침하고 콧물이 나기 시작했다. 그런 후, 집에 와서는 감기가 full impact로 시작되었다. 원래도 불면증으로 밤에 깊게 푹 못자는데 + 감기까지 걸리고 + 임신해서 약도 못 먹고 + 임신으로 인한 방사능 아픔도 계속되고 = 이 모든 걸 합치니깐 진짜 지옥 체험이었다. 하루하루 매 순간이 정말 너무 괴롭고 아팠다. 그렇게 꼬박 거의 4주를 아팠다. 아픈게 지겨워질 정도로 아팠다. 그나마 다행인건 집에 돌아와서 메스꺼움은 꽤 줄어들었다는 점 (그거 하나 ㅠㅠ).

    3주 아픈 후, 좀 나아지나 했었는데, 임신 방사능 아픔은 끝난 것 같은데, 코에 염증이 생겼는지 코막힘이 진짜 너무 심해졌다. 이렇게 코가 꽉 완전히 양쪽 다 막힌 건 처음이었다. 뭘 해도 안뚤렸다. 그러니깐 귀도 아프고, 입맛도 없었다. 밥 먹을 때도 입으로 먹고, 숨쉬고, 씹고, 삼키고를 다 해야하니깐 더럽게 입 쫙 벌리고 먹어야하고, 진짜 오래걸려서, 식탁에서도 못 먹고, 매일 방에 가져와서 혼자 먹었다. 밤에는 숨을 입으로밖에 못 쉬는데, 아무리 가습기를 24시간 풀가동시키고, 입 앞에 젖은 손수건을 대고 숨을 쉬어도, 입이 바짝바짝 말랐다. 그래서 잠에 들 수가 없어서 하룻밤을 엄청 얕게 한두시간? 자고 완전 뜬눈으로 지샜다. 그래서 그 다음 날 수면부족 및 컨디션 최악으로 또 미친듯이 아팠다. 다행히 잠 못자는 동안 새벽 2시에 병원 긴급전화번호로 전화해서 겨우 의사면담 예약을 하나 잡아놨었다. 그래서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에 가서 코 막힌거 푸는 약이랑 항생제를 처방받아왔다. 약 먹고 겨우 잘 수 있었지만, 아무리 병원에서 준 약이 임신 했을 때도 먹어도 괜찮은 약이라고 하지만, 뭔가 태아한테 미칠 영향에 마음이 불편해서, 아픈 몸 때문에 날라가고 있던 멘탈이 한층 더 힘껏 같이 날라갔다. 이렇게 괴로운 11주~14주가 지났다.

     

    [15주]

    사실 제대로 주수를 따져보지 않아서 정확하진 않지만, 지금이 15주인 것 같다 (거의 다 되었더나 이제 막 시작). 다행히, 괴로운 감기가 거의 다 끝나가서 가끔 기침하고, 상시 콧물 풀어야하는 것 외에는 (적어도 코가 이젠 막히지 않는다) 막 몸이 아프지 않다. 임신으로 인산 방사능 아픔도 이제 끝난 것 같다. 그냥 항상 조금 피곤한 정도? 근데 이건 임신 때문에 피곤한 것도 있지만, 지난 두달동안 아무것도 한 것 없이 누워만 있어서 체력이 바닥이 되었기 때문일지도. 이제는 좀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싶어서, 회사일도 책상앞에 앉아서 하고 (그 동안 누워서 했음), 산책도 하고, 남편이 100% 도맡아하던 육아 및 모든 집안일을 조금씩 도와주기 시작했다.

    건강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달아서, 건강을 열심히 챙기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이제 제에에에에에발. 애기랑 나랑 남편이랑 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 기도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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