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나는 백팩킹에 적합한 사람인가? 백팩킹 장비 쇼핑 시작 전 생각해볼 것들
    즐겁고 행복한 미국 생활/Backpacking & Hiking Trips 2022. 1. 14. 06:07

    요즘 인기없는 나의 블로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글은 백팩킹 기본장비에 대해 설명한 글이다.

    (백팩킹 기본장비 및 체크리스트 포스팅: https://brownenglish.tistory.com/393)

    내가 너무나도 즐기는 백팩킹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신이 난다. 하지만, 백팩킹은 시작도 하기 전에 장비에 투자를 많이 해야하는 레져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장비를 샀는데 생각보다 별로인 것을 깨닫는 사람이 있을까봐 살짝 걱정이 된다 ㅎㅎㅎ.

    사실 나도 남편이 너무 나고 싶어해서 실제 백팩킹 여행을 한번도 가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백만원 넘게 돈을 써서 기본 장비를 갖췄다. 돈을 펑펑 쓰면서 가끔 "하아...이렇게 사들였는데 별로이면 어쩌나. 그냥 꾹 참고 아무말 안하고 뽕 뽑을때까지 그냥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정말 나에게 잘 맞고 너무나도 아름다운 아웃도어 활동인 것을 알게되었다.

    아무튼 그래서 정리해보는 나의 생각들:

    나는 백팩킹 여행을 가는데 적합한 사람인가? 내가 백팩킹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는가?

     

    1. 체력

    당연히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이다. 내가 현재 미국에서 (우리 동네는 화산지형이라 산이 높다) 백팩킹을 갈 때 흔히 하루에 7~12 마일 (10~19km 정도)는 등산을 한다. 이걸 보통 7~8kg (남편은 10kg 정도) 되는 백팩을 등에 지고 등산을 한다. 목적지에 도착했더라도 쉼이 없다. 바로 텐트칠 자리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살펴봐서 찾고, 텐트를 치고, 물 뜨러 주변에 호수나 냇가를 찾아 왔다갔다 엄청 해야하고, 캠프파이어를 만들려면 뗄감도 열심히 찾아서 다녀야한다. 물론 체력은 백팩킹 여행을 다니면서 조금씩 늘긴 하지만, 기본 체력이 등산을 1년에 한번도 안하고 평상시에 운동도 잘 안하는 저질체력이라면 백팩킹 여행 가기 전에 미리미리 체력을 늘려놓아야 한다.

     

    2. 등산 즐기기

    등산을 좋아해야한다. car camping과는 다르게, 백팩킹은 목적지까지 오르막길을 큰 짐을 이고지고 걸어서 올라서 가야한다. 가끔은 바위도 기어다니고, 양말 벗고 바지 벗고 강물도 건너야한다. 백팩킹은 그 과정이 즐거운 것이다 - 경치보기, 다양한 동식물 감상하기, 고생을 즐기기. 백팩킹은 하루치기로는 다가갈 수 없고 볼 수 없는 더더욱 위대한 자연의 모습을 여러날에 걸쳐서 만끽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평상 시 등산을 별로 즐기지 않는다면 당연히 백팩킹을 추천하지 않는다.

     

    3. 캠핑에 대한 "로망"

    "내가 하고 싶은 캠핑"이라고 생각했을 때, 레인지 로버 트렁크를 열어서, 인디언 문양의 담요를 깔고, 스트링 라이트를 켜 놓고, 스노우픽에서 산 예쁜 장비를 사용해서 라면도 먹고, 삼겹살도 구워 먹고, 맥주도 마시는 것이 떠오른다면, 이 사람은 car camping을 가야하지 백팩킹을 선택해선 안된다. 저 짐 다 이고지고 백팩킹 절대 못한다. 아무도 오지 않는 산골짜기에서, 나와 자연 외에는 아무것도 없고, 그 고요함과 평온함, 자연의 무서움 (?), 자급자족적인 날들을 가지는 것이 백팩킹에 적합한 로망이다.

    (보통 하룻밤만 백팩킹할 계획이면 조금 더 럭져리 (?)한 걸 할 수 있는데, 보통은 해먹 하나, 위스키 작은 플라스틱 한병, 핫코코믹스, 1인 맥주 한캔씩 정도가 최대이다.)

     

    4. 생고생 즐기기 & 불편함 감수

    백팩킹은 현대사회가 인간에게 주는 편안함에 복에 겨운 자들이 가는 것이다 ㅎㅎㅎㅎ 일상생활과 비슷한 정도의 편리성을 기대한다면 당연히 백팩킹을 즐길 수 없다. 3박 4일 백팩킹을 간다면, 낮에 땀 뻘뻘 흘린 후, 밤에는 샤워도 안하고 끈적끈적한 상태로 자야한다. 그렇게 3일 해야한다. 샤워하고 싶으면 세상에서 가장 차가운 산속 시냇가에 들어가서 얼어죽음을 각오하며 대충 씻는 것이 최선이다. 나는 백팩킹 3박하는 내내 생리한 적이 있는데, 그거 다 감수해야한다 (정말 더러웠다...). 산은 항상 춥고, 해가 떨어지면 정말 춥다. 추움도 잘 견뎌야 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너어어어어무 춥다). 방광염도 걸리고, 발에 물집도 엄청 잡힌다. 피부엔 땀 + 선크림 + 곤충스프레이가 범벅된다. 똥도 땅파서 눠야한다.

    물 마시고, 밥해먹는 것 하나하나 쉬운게 없다. 큰 짐 지고 등산하느라 이미 힘들어 죽겄는데, 그 중간중간에 물 뜨고, 밥 하고, 치우고 다 해야한다. 그리고 백팩킹에 가면 항상 Leave No Trace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기) 정책을 잘 지켜야해서 - 똥 누는 것도 최소화, 양치도 하루에 한번만, 쓰레기 다시 다 가져오는 것은 기본, 음식먹을 때 쓴 그릇에 남은 건 설거지 하기 전 최대한 물로 헹궈서 마시기 등등 여러 불편함 및 더러움을 항상 감수해야한다.

     

    5. 조사 및 준비

    백팩킹을 제대로 즐기려면 사전조사 및 준비를 철저히 해야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미국의 경우, 국립공원이나 주에서 관리하는 산은 꼭 정해진 캠프사이트에서만 캠핑을 할 수 있고, 이 캠프사이트를 사전 예약해야한다. 워낙 인기가 많아서 사전 예약은 막 6개월 전에 시작되고, 당첨확률이 엄청 낮다. 그래서 언제, 어디로 갈지 전략을 치밀하게 세워야한다. 사전 예약 준비하는데만 한번 할때 하루종일 걸리는 것 같다 (지도보면서 캠프사이트 고르고 등등 하면서) 내가 한국에선 백팩킹을 안해봐서 모르겠는데 - 다들 어디서 하는지 궁금하다 ㅎㅎ

    그리고 보통 백팩킹 가기 하루 전날은 반나절은 짐 싸고, 음식 챙기고, 주차권 구매하고, 루트 짜고 등등 준비하는데 사용한다. 제대로 준비물을 챙기지 않으면 - 최소 불편함, 최대 사망 (?)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준비해야한다.

    여행을 즉흥적으로 나는 것을 선호한다면 - 백팩킹은 피해야 할 1순위입니다요!

     

    댓글

브라운잉글리쉬와 함께하는 고급영어 공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