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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팩킹의 매력 | 개고생 캠핑 :)
    즐겁고 행복한 미국 생활/Backpacking & Hiking Trips 2021. 10. 5. 12:29

    인트로

    브라운잉글리쉬 블로그이니까, 미국에서 사용되는 용어에 대해서 먼저 정리해볼게요.

     

    한국에선 보통 "캠핑 (Camping)"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었는데,

    미국에서는 캠핑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고 일반화되어서 그런지, 더 세분화되어있다.

    일단 Camping은 모든 캠핑을 아우르는 말로, 집에서 나와 텐트, 해먹, 차 등에서 자는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통칭해서 캠핑이라고 부른다.

    Car Camping은 차를 타고 캠프사이트에 간 후, 바로 거기에 텐트를 치고 자는 것이다. 보통은 정해진 캠프사이트에서 함.

    RV Camping은 (Recreational Vehicle - 큰 버스처럼 생긴, 안에 부엌, 화장실, 침대 다 있는 캠핑카) RV에서 캠핑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은 정해진 캠프사이트에서 한다. 화장실 오물 빼고, 물통 다시 채울 수 있는 RV hook-up이 있는 곳에 사용료를 내고 (하룻밤에 약 30~50불이라고 들었음) 사용한다. RV를 수용하는 큰 캠프사이트는 보통 camp ground라고 부른다.

    백팩킹 (Backpacking)은 등에 짐을 지고 등산을 한 후 산 속의 정해진 캠프사이트나 또는 (허락된 경우) 산의 아무곳에서 텐트 펴고 자는 것. 이것이 내가 요즘 매력에 푹 빠진 것 :)

    그 외에도 자전거 구석구석에 짐을 싣고 자전거를 타고 산 속에 들어가서 캠핑하는 것은 bikepacking이라고 부른다. 그 외에도 canoe/kayak camping, boat camping 등 겁나 재밌을 것 같은 다양한 캠핑 방법들이 있다. 특히 카누/카약캠핑 너어어어어무 하고 싶음. 그랜드캐년가서 카약캠핑하는 것이 나의 꿈.

     

    인터넷 어디선가 읽었다. 캠핑하러 다니는 건, 너무나도 편하고 안락하고 등 땃땃한 현대생활에 지겨움을 느껴, 큰 돈 주고 장비를 사 들고 개고생하는거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잘 표현했다.

     

    백팩킹의 매력 1. solitude 및 자연과 하나되기

    커다란 호수 주변에 우리밖에 없었던 - 아주 고요하고 평화로운 캠핑

    백팩킹을 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유명 산과 들에는 보통 백팩커들을 위한 캠프사이트가 많이 마련되어있다. 그런 경우 캠프사이트가 조금 너무 가까이 붙어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곳을 피해서 조금만 덜 유명한 곳으로 백팩킹을 가면 - 정말 고요하고, 한적하고, 자연과 나 밖에 없는 곳에서 잘 수 있다. "자연과 나와 남편"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겠지. 차나 RV를 가지고 캠핑을 하면 무조건 정해진 캠프사이트에만 있어야하기 때문에, 이렇게 조용한 곳에서 캠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전자렌지에 냉장고에 제너레이터까지 들고 오는 RV옆에서 밤새 제너레이터 소리 안들을 수만 있는 것으로도 행운임).

    백팩킹으로 깊은 산속에 들어가면, 평화롭고 고요한 곳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고, 동물소리, 벌레소리, 나무소리를 들으면서 몸과 마음이 깨끗하게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 밤에는 모닥불을 피워두고 남편이랑 위스키가 반인 핫초코 (영어로는 핫코코)를 마시면서, 하염없이 불을 바라보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자연과 하나가 되어 차가운 냇가에서 샤워하고 바위에 앉아 해로 몸을 말리고, 해가 지면 춥고 할게 없기 때문에 자야하고, 해가 뜨면 밝고 새소리가 엄청 시끄럽기 때문에 일어나고...그렇게 자연의 리듬에 맞춰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참 좋다.

     

    백팩킹의 매력 2. 자급자족생활 + 최소한의 욕구충족. 부족함에서 나오는 성장 (?)

    백팩킹이 카캠핑/RV캠핑과는 차원이 다른 점은 - 바로 필요한 모든 짐을 내가 다 짊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필요한 것을 다 넣어야하지만! 짐을 지고 등산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최대한 가볍게 가야하고, 가방에 넣을 수 있는 것만 넣어야한다. 그래서 몇 끼를 먹어야하는지, 간식을 얼마나 가져갈지, 무슨 옷을 가져갈지 등에 대한 철저한 계획은 필수이다. 최대한 무겁고 불필요한 럭셔리는 포기하고, 정말 최소한으로 필요한 것만 챙겨간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내가 하루이틀을 사는 데 필요한 모든 것 - 음식, 요리도구, 텐트, 슬리핑백, 비상약, 옷, 간식, 물, 등을 이고지고 다니면서 내 자신을 먹이는게 엄청 재밌고 엄청 뿌듯하다. 부족함과 고생을 통해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더 건강한 사람이 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Leave No Trace policy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기 정책)를 최대한 잘 지키려고 한다. 예를 들어, 밥을 그릇에 넣고 먹을 때, 1차로 숟가락으로 엄청 열심히 긁어서 음식을 먹고, 2차로 그릇에 물을 부어서 남은 음식을 헹궈서 그 물을 마신다. 엄청 맛이없다. 하지만 산 속에 나의 흔적을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 진정한 백팩커 및 책임감있는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주 뿌듯하다.

     

    백팩킹의 매력 3. 건강

    보통 백팩킹을 하러 가면 하루에 10 miles (16km) 등산하는 건 기본이다. 게다가 그걸 10킬로 남짓되는 백팩을 짊어지고 간다. 오르막길이 조금만 가파르기만하면 보통 힘든게 아니고 땀이 쏟아지는데 - 그 과정에서 체력과 건강을 얻는다.

    여름 초에 그 해 처음으로 백팩킹을 한 날은 확실히 힘들다. 하지만 하면 할 수록 점점 힘이 생기고, 시즌 마지막에 가면 가끔 남편보다도 더 훨훨 날아다닌다. 워낙 계획하는 것도 힘들고 실행에 옮기는 것도 힘들어서 1년에 5~6번 하는 것이 고작이지만 (특히 올해 여름엔 우리집에 놀러온 사람들이 많아서 시간이 없었다), 그 5~6번 하는 중에도 체력이 는다. 신기신기.

     

    백팩킹의 매력 4. 진정한 관광

    어떤 한 곳을 진정으로 보고 느끼려면 천천히 오랫동안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관련 포스팅: 천천히 사는 삶이 풍부한 삶 https://brownenglish.tistory.com/379)

    그런 의미에서 백팩킹만큼 관광을 최대치로 할 수 있는게 없는 것 같다.

    옐로우스톤을 만끽하려면 - 옐로우스톤 안에서 자는 것이 최고!

    예를 들어, 옐로우스톤에 갔을 때 삼일 밤을 팩팩킹으로 캠핑했다. (계획상으론. 엄밀히 말하면 둘째날은 등산길을 한 가운데 두고 주변으로 버팔로 몇 백마리가 이동 중이었어서, 결국 등산을 끝까지 못하고 다시 차로 돌아와서 급하게 공원 밖에 있는 호텔을 얻어서 거기서 잤다.) 낮에는 가이저를 구경하고, 늦은 오후부터 짐을 짊어지고 보통 5킬로 정도 등산로를 따라 들어가서 미리 예약해 둔 backcountry campsite에서 잤다. 등산하는 길에 다양한 동물들을 (무서울 정도로) 바로 옆에서 개인 동물원인 것처럼 구경할 수 있다. 자는 내내 옐로우스톤에 있는 모든 동물들이 대화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잠들 수 있다. Elk같은 동물이 텐트 가까이와서 자다가도 발자국소리가 들리면 미친듯이 깜짝 놀라고 무서워서 깰 수도 있다. 얼마나 재밌고 기억에 남는 기억인가!!!

    아무도 없는 등산로에서 버팔로 떼 개인 동물원처럼 구경하기. 실제로는 사진보다 훨씬 가까이에서 잘 보였다.

    요즘엔 이렇게 며칠동안 머무르면서 여기저기에서 백팩킹하지 않는 이상 "ㅇㅇ에 가봤다"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워지고 있다 (특히 국립공원은). 백팩킹이 선사하는 진정으로 공원을 즐기는 관광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찾기 어려울 것 같다 (bikepacking이나 kayak camping 빼고!)

     

    백팩킹의 매력 5. 싸다!!

    아무리 비싸고 럭셔리한 캠핑이 줄 수 없는 이 모든 매력에도 불구하고 - 백팩킹은 꽤 싼 활동에 속한다.

    물론 처음에 장비를 갖추는 것이 비싸다. 나의 경우, 백팩킹에 필요한 건 등산화 포함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 갖출것은 다 갖춘 수준으로 가는데 한 2,000불 정도 쓴 것 같다 (for both of us). 그리고 이후에 음식, 추가 장비, 마음에 안들어서 다른걸로 바꿔서 개선한 것 등등 포함하면 지난 3년 간 1,000불은 더 추가로 썼다.

    (내가 산 백팩킹 기본 장비 및 가격 포스팅: https://brownenglish.tistory.com/393)

    하지만 - 한번 장비를 갖추면 돈 쓸일이 많이 없다. 산에서 먹는 건조된 음식값, 연료값, 공원 이용료 (입장권, 주차비, 캠프사이트를 예약해야하는 경우 예약비 등) 외에는 돈 쓸게 없다. 그냥 자연이 공짜로 주는 아름다움, 상쾌한 공기, 건강한 고생만 열심히 만끽하면 된다.

    최근에 간 3일짜리 백팩킹 여행 두 번동안 쓴 모든 돈을 정산해본적이 있는데,

    Mt rainier에서는 120불 썼고 (https://brownenglish.tistory.com/315)

    Eagle Cap 에서는 324불 썼다 (https://brownenglish.tistory.com/332) - 이건 호텔비만 없다면 약 200불 정도!

    어른 두명이 3일 밖에서 노는데 쓴 돈 치고 정말 적다. 돈 대비 재미 가성비 최고!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가족과 친구들이 우리집에 놀러오면 좋겠다. 데리고 갈 백팩킹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꼭 하고 싶은 다른 캠핑여행은 (위에서도 말했지만)

    1. 그랜드 캐년에서 카약캠핑하기

    2. Lewis and Clark expedition 강길따라 카약캠핑하기

    3. 보름달 뜬 밤 Mt St Helens에 bikepacking하기

    상상만 해도 신난다! 꼭 해야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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