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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비가 아닌 생산이 주는 행복
    은퇴 빨리하기 FIRE! 2021. 9. 16. 04:50

    1. 위/왼쪽 - 남편이 만든 샤워문 손잡이, 2. 위/오른쪽 - 내가 만든 raised plant box, 3. 아래/왼쪽 - 남편이 만든 pull out cabinet drawers, 4. 아래/왼쪽 - 내가 막노동으로 개선중인 뒷뜰

     

    남편과 나는 자급자족적인 삶을 지향한다.

    모든 것을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가 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시작에 가까운 지점에서 출발하도록 노력한다. 무슨 말이냐면...

    음식을 예를 들어서. 씨앗을 심어서 채소를 기르는 것이 시작점이고, 음식을 소비하는 것이 끝이라고 치자. 누군가가 조리해서 포장해서 파는 음식을 사먹는 것은 거의 생산과정의 끝에서 우리가 소비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소비자에 가깝다 (소비자 > 생산자). 그에 반해, 재료를 슈퍼에서 사다가 우리가 요리해서 만들어 먹는 것은, 완성품을 사는 것보다는 시작점에 가깝다. 이러면 우리는 생산자의 역할을 더 많이 한다 (소비자 < 생산자).

    이렇게 생산과정의 시작에 가까운 곳에서 소비하고, 최대한 생산자가 되려는 우리의 노력은 다음과 같다 (별거 아니겠지만).

    • 아직 초보자라 많은 채소와 허브를 심지 않았지만 (현재 파슬리, 베이즐, 민트, 타임, 토마토는 내 가든에서 조달 중), 우리가 흔히 먹는 채소들을 최대한 씨앗부터 심어서 생산하려고 준비중이다. 
    • 커피는 콩을 사서 직접 갈아서 에소프레소를 만든다. 로스팅되지 않은 커피콩을 사서 우리가 직접 로스팅하는 것이 목표.
    • 완성된 음식을 사먹는 것은 최대한 피하고, 직접 요리해서 먹는다.
    • 예전엔 맥주도 집에서 홈브류로 먹었다 (지금은 사먹는 맥주가 매우 맛있어서 필요성을 못느낌 + 시간도 없고)
    • 집 수리는 직접한다!- 특히 비교적 간단한 개선들 (페인트칠, 계단 변경, 소소한 것 설치 및 제거 등)
    • 잔디관리 및 앞뒷뜰 꾸미기도 직접한다. 미국의 많은 사람들은 한달에 100~200불 주고 잔디깍는 사람들을 불러서 관리하고, 사람불러서 landscape한다. 나는 다 내가 하고, garden bed 같은 것도 내가 직접 만든다.
    • TV스탠드, 간단한 테이블은 직접 만든다. 남편이의 목표는 앞으로 집에 있는 가구 다 직접 만드는 것이다 :)

     

    이렇게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려고 노력하면 좋은점이 참 많다.

    1. 일단 할 때 재밌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힘들고 frustrating할 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재밌다. 수행하면서 조금씩 배우고 개선해나가는 재미가 있다.

    2. 다 하면 뿌듯하고, 내내 결과물을 더욱 appreciate할 수 있다. 남이 만들어준 음식보단, 내가 직접 해먹는 음식이 더 정겹다. 음식 만드는 과정을 알았으니, 다음엔 어떻게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는지 항상 개선해서 점점 더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다. 남편이 만든 가구는 볼 때마다 뿌듯하고, 이 뿌듯함은 가구가 살아있는 동안 평생 남아있을 것이다.

    3. 한번 배운 것은 평생 남는다. 한번 배운 요리는 평생 써먹을 수 있다. 채소 하나를 어떻게 기르는지 배웠으면 앞으로 그 채소는 평생 잘 기를 수 있다. 집 리모델링하는 것, 가전제품 고치는 것, 다 한번 하는게 어렵지, 한번 배우고 실행에 옮기고 나면 - 앞으로 평생동안 있을 문제를 알아서 척척 고칠 수 있다.

    4. 직접 하는 것이 퀄리티가 훨씬 좋은 경우가 많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서 시공업체를 불러서 큰 돈 주고 설치한 것들은 자세히보면 엄청 대충대충 해 놓았다. 내가 직접 했으면 시행착오를 겪었을지언정, 대충 안하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했을 것!

    5. 그리고 당연히 직접 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6. 아! 또 건강한 체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막노동류의 생산이라면)

    7. 가장 중요하게, 환경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유통과정을 최소화하고, 포장재 낭비를 최소화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다.

    8. Kaizen! 시간, 노력, 돈을 항상 더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직접 만들고 생산하는 과정을 알아야 개선을 할 수 있음. 

     

    그렇다면 안 좋은 점은? 바로 '시간이 든다'이다. 근데 진짜 그게 단점인가?

    (하지만 여기서는 예외로 아이 키우는 사람들을 두겠다. 아이 돌보기 정말 힘듦)

    "내가 시급으로 치면 한시간에 4만원을 버는데! 사람을 한시간에 2만원으로 불러서 해결하면 남는 장사 아닌가?"

    놉! 고용한 사람이 내 일을 대신하는 동안, 내가 진짜로 그 시간 내내 돈을 벌고 있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어차피 퇴근한 후 저녁이나 주말에 하는 거니깐.

    "그걸 직접할 시간이 어디있어?!?!"

    그렇다면 직접하지 않아서 생긴 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 쇼파에 누워서 TV보기?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보기? 직접하면 항상 몸을 움직이므로 신체건강에도 좋고, 많은 몸으로 하는 일은 생각없이 몸만 열심히 움직이면 되는 것이 많아서 두뇌를 쉬게 하고 정신건강에도 좋다!

     

    이렇게 항상 몸을 움직이고, 과정을 통해서 배우고, 내가 만든 결과물을 항상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 즉, 단순히 결과물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내가 최대한 직접 생산하는 것은 나의 인생을 더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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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잉글리쉬와 함께하는 고급영어 공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