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돈과 시간의 한계효용의 법칙
    은퇴 빨리하기 FIRE! 2021. 9. 16. 08:56

    돈과 행복의 관계는 평상시에 정말 많이 듣는 이야기다.

    복권 당첨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많고 많은 복권 당첨자들이 처음에는 엄청 호화롭게 잘 살다가, 가족, 친구, 친지와의 관계가 멀어지고, 이혼하게 되고, 도박에 빠지고, 투자에 망하고, 결국 예전보다도 훨씬 불행한 상태에 도달한다.

    또는 미국에서는 흔히 알려진 것에 따르면 가정소득 $70,000 쯤이 행복최대치에 도달하는 지점이라고 한다.

     

    많고 많은 돈과 행복에 대한 관계 중 내가 가장 동의하는 것이 돈의 한계효용이다.

    즉, 현재 가지고 있는 돈에서 추가 1달러가 살 수 있는 행복의 정도가, 돈이 없을 땐 급격하게 상승하지만, 어느 수준이 지나면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특히 "소비"에 있어서는 한계효용의 법칙이 너무나도 극명하다.

    돈이 아예 없을 땐, 집도 없고, 음식도 없고, 교통수단도 없고, 옷도 없다. 이러다가 $100이 딱 생긴다. 그러면 밥도 먹을 수 있고, 옷도 살 수 있다. 그래서 100불이 주는 행복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생존하기 위한 기본 조건이 전부 만족되면 (내가 생각할 땐 그래프 상 A의 끝부분), 그 때부턴 추가 $1이 주는 행복증가량이 급 줄어든다.

    이미 차가 있는데, 차를 더 좋은 것을 한대 산다고 행복이 엄청나게 증가하나? 산 순간에는 새 차를 산 것에 흥분되고 기분이 좋아지겠지만, 몇 달 지나면 순간적인 행복 증가는 사라지고, 다시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게 된다.

    나의 경우, 1년 반 정도 전에 드디어 집을 샀다. 코딱지만한 아파트에서 살다가 큰 집으로 이사오니깐 처음에는 정말 좋았고 행복이 쑥쑥 올라갔다. 그런데 이제는 집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아직도 바라만봐도 좋다 ㅋㅋㅋㅋ). 그래서 더 이상 집이 큰 공간으로 느껴지지 않고 원래 그냥 사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처음에 행복 레벨이 +10 상승했다면, 이제는 집에서 받는 행복 레벨은 그냥 +2 정도?

    돈을 더 쓴다고 더 행복해지지 않는다.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 이상의 소비는 나의 행복과 더 나은 인생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나는 너무 운이 좋게 태어나고 살면서 좋은 운을 많이 타서, 이제 marginal utility of one dollar가 얼마 되지 않는, 돈 주고 살 수 있는 행복의 최고치에 올라온 것 같다. 돈을 더 많이 벌어서 저축을 더 많이 할 수 있으면 쪼금은 더 행복해질 것 같긴 하다 :) 하지만 이미 충분히 잘 살면서 저축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여기서 저축액을 올린다고 해도 행복의 수준은 여전히 비슷하다.

     

    하지만.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시간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보낼 수 있는 시간!

    보통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래프 상 별이 있는 점 쯤에 있을 것 같다.

    일주일에 5일은 일을 하면서 보낸다. 나는 지옥같은 근무환경의 한국을 떠나서 (후후) 미국에서 work and life balance가 아주 좋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 덕분에 평상시 4~5시에 퇴근함에도 불구하고! 대충 밥먹고 청소하고 산책갔다오면 저녁이 홀라당 끝나있다. 주중엔 별거 안해도 하루가 금방 날라간다.

    주말이라고 시간을 몽땅 하고싶은 것을 하면서 쓰지 못한다. 주중에 못한 집안일을 몰아서 하고 장도 봐야한다. 특히 한국에 있을 땐, 교회도 갔어야하고, 결혼식도 다녀와야하고, 주말에 더 바빴던 느낌 (미국에선 친구도 없고 지인도 없어서 결혼식 같은 거 갈 일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주 4일 근무제가 회사에 도입된다면? 나의 행복 수준이 상승하고 영원히 그 자리에서 머무를 것 같다. 돈을 이제 최대한으로 벌지 않아도 되어서 주 3일만 일하는 파트타임으로 전환한다면? 갑자기 쉬는 날이 (4일) 일하는 날 (3일)보다 많아지게 되면서, 더 먼곳으로 여행도 다닐 수 있고, 나를 즐겁게 만드는 일을 더 꾸준히 많이 할 수 있게 되면서 또 행복레벨이 상승하고 비슷한 수준에서 머무르게 될 것 같다.

    그러니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의 최대치에 도달했다면,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선 이제 시간을 사야한다!

    시간은 어떻게 사느냐? 당연히 저축을 통해서 산다.

    저축을 열심히 해서 finance independence에 이른다. 저축에서 나오는 투자수익으로 생활비용을 모두 커버할 수 있게 되면 그 때가 바로 재정적 독립의 순간이다. 재정적 독립을 달성해도 계속 일해서 돈을 더 벌 수 있지만, 그 돈이 사주는 행복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에 반해, 재정적 독립 덕분에 회사일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게 되어서, 예를 들어 파트타임으로만 일할 수 있게 되면, 추가적으로 생긴 시간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

    Finance Independence는 다른 사람처럼 65살, 70살까지 일하지 않고, 아직 비교적 젊고 건강할 때 은퇴해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남은 삶을 더욱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준다.

    (그러고보니 예전부터 아빠에게 매일 70살 되기 전까지 절대 은퇴하지 말라고 (장난이지만 진심으로) 얘기했는데. 완전 몹쓸 딸이었네...)

     

    돈 (특히 소비)의 한계행복효용을 이해하고 내면화하면, 삶을 더욱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쉬워진다 :)

    매일 매일 저축 화이팅!

    댓글

브라운잉글리쉬와 함께하는 고급영어 공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