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가 아닌 생산이 주는 행복

1. 위/왼쪽 - 남편이 만든 샤워문 손잡이, 2. 위/오른쪽 - 내가 만든 raised plant box, 3. 아래/왼쪽 - 남편이 만든 pull out cabinet drawers, 4. 아래/왼쪽 - 내가 막노동으로 개선중인 뒷뜰

 

남편과 나는 자급자족적인 삶을 지향한다.

모든 것을 시작부터 끝까지 우리가 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시작에 가까운 지점에서 출발하도록 노력한다.

 

음식을 예를 들어서,

씨앗을 심어서 채소를 기르는 것이 시작점이고,

음식을 소비하는 것이 끝이라고 치자.

누군가가 조리해서 포장해서 파는 음식을 사먹는 것은

거의 생산과정의 끝에서 우리가 소비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는 소비자이다.

 

이에 반해, 재료를 슈퍼에서 사다가,

우리가 직 요리해서 만들어 먹는 것은,

완성품을 사는 것보다는 시작점에 가까운 편이다.

이러면 우리는 생산자의 역할을 더 많이 한다 (소비자 < 생산자).

 

이렇게 생산과정의 시작에 가까운 곳에서 소비하고,

최대한 생산자가 되려는 우리의 노력은 다음과 같다.

별거 아니지만,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 흔히 먹는 채소들을 최대한 씨앗부터 심어서 길러 먹는다 (파슬리, 베이즐, 민트, 타임, 토마토 등)
• 커피는 콩을 사서 직접 갈아서 에소프레소를 만든다. 로스팅되지 않은 커피콩을 사서 우리가 직접 로스팅하는 것이 목표.
• 거의 모든 요리를 재료만 사서, 직접 요리해서 먹는다.
• 모든 빵, 디저트도 직접 만들어 먹는다.
• 예전엔 맥주도 집에서 만들어 마셨다.
• 집 수리는 직접한다!
• 잔디관리 및 앞뒷뜰 꾸미기도 직접한다. 
• 남편이 (취미가 목공) 가구도 만들어준다.

 

이렇게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가 되려고 노력하면 좋은점이 참 많다.

1. 일단 할 때 재밌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참 재미있는 일이다.

어려움과 무지를 극복하고, 조금씩 배우고 개선해나가는 재미가 있다.

 

2. 뿌듯하고 평생 즐긴다.

남이 만들어준 음식보단, 내가 직접 해먹는 음식이 더 정겹다.

음식 만드는 과정을 알았으니,

어떻게 더 맛있게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하고 개선해서

점점 더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다.

 

남편이 만든 가구는 볼 때마다 뿌듯하고,

이 뿌듯함은 가구가 살아있는 동안 평생 남아있을 것이다.

 

3. 한번 배운 것은 평생 남는다.

한번 배운 요리는 평생 써먹을 수 있다.

채소 하나를 어떻게 기르는지 배웠으면, 앞으로 그 채소는 평생 잘 기를 수 있다.

집 리모델링하는 것, 전제품 고치는 것,

다 한번 하는게 어렵지,

한번 배우고 실행에 옮기고 나면 ,

앞으로 평생동안 있을 문제를 알아서 척척 고칠 수 있다.

 

4. 직접 하는 것이 퀄리티가 훨씬 좋은 경우가 많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고 어려워서,

집 수리의 어떤 것들은 시공업체를 불러서

큰 돈 주고 설치한 것들이 있다.

그런데 자세히보면 엄청 대충대충 해 놓아서,

전혀 마음에 들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내가 직접 했으면 시행착오를 겪었을지언정,

대충 안하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했을 것같다.

 

5. 당연히 직접 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먹고, 마시고, 즐기며 사는 것 전반을,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할 수 있으니,

저축률 올리는데 기여하고,

저금을 해서 은퇴를 앞당기는데 도움이 된다.

 

6. 건강한 체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쉬지 않고 움직인다.

가만히 앉아서 티비보는 것보다 훨씬 낫다.

 

7. 가장 중요하게, 환경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유통과정을 최소화하고,

포장재 낭비를 최소화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