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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26주차 일지즐겁고 행복한 미국 생활/임신일기 2022. 3. 19. 03:14
히히 벌써 임신 주간 일기를 작성하는 금요일이 되었다! 매일 임신 지겨워 임신 지겨워 하지만, 벌써 금요일이라니 은근 시간이 잘 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며칠 전부로 예정일까지 number of days가 두자리가 되었다. 신난쓰!
몸 상태:
여전히 괜찮음. 항상 겪는 문제 5종세트(소화안됨, 소화안되서 살짝 역겨움, 허리랑 등 아픔, 가슴 센시티브함, 저녁에 피곤해짐)는 여전했다.
저번주부터 밑이 빠질 것 같아서 산책도 마음껏 못했는데, 이번주는 그게 더 심해졌다. 10분이상 걸으면 아랫배가 엄청 딱딱해지고 아래방향으로 압력이 심해진다. 이게 braxton hicks contraction (가진통)인가? 임신을 처음해봤으니 알 방법이 없다. 걷기를 멈추고 몸을 살짝 수구리면 괜찮아지는데, 또 20~30초있으면 바로 딱딱해진다. 그래서 쑤구리/걷기/쑤구리/걷기를 무한 반복하고, 좀 천천히 걷는다. 그리고 한번 산책할 때 15분코스 미만으로만 가기로 했다. 제대로 산책도 못하니까 엄청 답답하고 매일 몸이 쑤시는데, 그래도 조산하는 것보단 답답한게 나으니깐 그냥 닥치고 조금만 걷기로 했다.
몸무게는 일주일동안 1파운드 넘게 쪄서 127파운트 (57.6킬로)가 되었다. 임신 전에 비해서 7킬로 정도 쪘다. 몸은 배 나온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진게 없는데, 얼굴이 확실히 포동포동해졌고 턱을 내려 두 턱을 만들면 예전과는 현저히 다른 두 턱이 생산된다.
식단:
하아...이번주부터 식단을 조절하기 시작했다. 나보다 한달 빠르게 임신한 친구 경수를 통해 항상 미래를 예측하는데, 경수 뱃속 아기가 항상 주수보다 커서 이제 단 걸 끊었다고 한다. 나는 나의 남편쓰가 골격 크고 건강한 미국인이라서 항상 커다란 아기를 낳을까봐 걱정한다. 그런데 미국에선 한국만큼 초음파도 자주 안해주니까 아기가 큰지 작은지 알 수도 없음. 그래서 우량아 낳는 것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 + 요즘 살이 너무 빨리 쪄서 허리랑 등이 끊어지고 없어질 것 같기 때문에, 나도 이제 디저트를 끊고 단백질 및 채소 위주로 먹기로 했다. 출산까지 세달 남았으니...3개월정도는 할 수 있겠지.
그 동안 집에서 심심하니까 베이킹을 진짜 많이해서 항상 냉장고에 빵류 및 디저트류가 최소 3개씩은 항상 있었는데, 이제 더 이상 베이킹 안하기로 했다. 하루에 한번은 단백질 + 채소로만 이뤄진 밥을 먹고 (보통 저녁), 점심은 탄수화물을 먹되 좀 덜 먹기로 했다. 아침도 그냥 요거트랑 그래놀라 먹고. 근데 집에 바나나랑 귤이랑 잔뜩 있고, 항상 배고픈 임산부라서 쌓여있는 과일을 엄청 열심히 먹어서 당 섭취량이 완전 줄은 건 아니다 (탄수화물도 먹고, 그래놀라도 달고...). 그래도 그 전에는 이 모든 것을 먹은 것 플러스 디저트/빵류 하루에 두 세번 먹었으니 많이 줄은거니 스스로에게 칭찬을 해주자 ㅋㅋㅋ.
설탕을 끊기로 한 첫날 남편이랑 아침에 팬케이크 구워먹었는데, 나름 메이플 시럽은 일절 먹지 않고, 팬케이크에 시나몬 가루랑 버터만 조금 더 많이 넣어서 먹었다. 이렇게만으로도 설탕 섭취량은 3/4은 줄였을 듯. 이런식으로 먹고 싶은건 먹되, 최소한 설탕 및 탄수화물 intake를 줄이는 전략이 오래가고 좋은 것 같다. Quit cold turkey하면 분명 fall off the wagon할듯.
운동:
위에서 언급한 배 딱딱해지고 밑이 빠질 것 같은 문제 때문에 이번 주엔 산책도 제대로 못했다. 그러면 스트레칭이라도 열심히 했어야하는데, 한번 허리가 아파서 침대에 누우면 일어나기가 너무 귀찮아서 (얼마나 귀찮으면 목 말라도 물 뜨러 가기가 귀찮아서 그냥 목마른 채로 참고 있는다 ㅎㅎㅎ) 스트레칭도 제대로 못했다. 그나마 일할 때 요가볼에 앉아서 한 두시간 엉덩이 돌리는게 거의 유일한 운동이었다 ㅠㅠ 이제 다시 정신차리고 스트레칭 열심히 해야지.
심리상태:
아주 멀쩡한데 뭔가 빨리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벌써 거의 6개월전에 "이제 부모가 되다니!!" 했는데, 아직 아기가 태어나지 않았으니 아직도 "이제 부모가 되다니!!" 상태가 지속되는 중이고, 애기가 나올 때까진 계속 그럴 터이니 뭔가 변화가 없음에 답답한 느낌이랄까? 임신 지겨운 것도 있지만, 그냥 빨리 아기가 태어나서, 아기를 안고, 아기와 함께 사는 인생이 빨리 시작되면 좋겠다.
일상:
여전히 특별할 것 없는 일상. 월화수목금은 일하고, 토요일엔 혼자 놀고, 일요일엔 남편이랑 소소하게 같이 놀면 일주일이 끝.
이번 주엔 회사일은 별거 없어서 좀 수월했고, 집 수리 관련 (에어컨 설치랑 crawl space repair) 리서치 및 견적문의하러 전화 돌릴 곳이 많아서 나름 하루가 빨리 지나갔다. 하지만 에어컨 설치하고, crawlspace 고치고, 4월 중순에 세금정산해서 세금까지 내려면 $14,000 한번에 쓰게될 예정. 참 돈 모으기는 어려워도, 쓰기는 쉽다. 제발제발 집 고치는 데 큰 돈 들어가는게 올해로 마지막으면 좋겠다.
남편쓰랑 심심해서 타겟에 가서 애기용품이 뭐가 있는지 구경하러 갔다. 아기가 태어나면 뭔가가 급하게 필요할 때 분명 타겟에 가게 될 것 같은데, 어떤 물건들이 보통 얼만큼 있는지 대충 알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사전조사하러 갔다. 간 김에 애기 스와들 블랭킷이랑 체온계랑 원지 몇 개 사왔다. 이젠 카시트, 애기용 세제 및 목욕관련만 사면 99% 준비가 다 된 것 같다.
이제 봄이 와서 가장 빨리피는 hellebores랑 daffodils가 만개했다. 그 동안 다포딜 나만 없어서 속상했었는데, 입덧으로 쓰러지기 바로 직전 다포딜이랑 튤립을 뒷뜰에 심어두어서 다행이다. 이제 frost의 위험이 없는 것 같으니까 작년에 너무 뒤늦어서 못 심은 꽃이랑 허브 씨앗들 조만간 심을 예정이다.
아 일요일엔 남편이랑 버노니아에 놀러갔다왔다. 뭔가 포틀랜드로 잠깐 놀러갔다오기의 정 반대라고 해야할까? 고속도로 타고 도시로 나가서 힙한 레스토랑에서 밥 먹고 패셔너블한 상점들 구경하는 것의 반대로 - 시골길타고 왕 시골 순박한 작은 마을에 가서 동네 타코트럭에서 치미창가랑 케사디아 먹고, 작은 호수 주변을 산책하고 다시 집에 왔다. 별건 없었지만 집에만 있긴 답답하니깐 그렇게라도 소소하게 나가 놀아서 재밌었다. 남편이가 제일 좋아하는 꼬불꼬불길 미친 운전도 하고. 사진이 없넹. (원랜 남편 사진을 구글 포토스에서 가져올 수 있었는데, 남편이 아이폰으로 핸드폰을 바꾼 뒤 그게 불가능해졌다 ㅠ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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