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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번째 & 마지막 임신] 25주
    즐겁고 행복한 미국 생활/임신일기 2023. 4. 20. 04:16

    드디어 감기에서 벗어나오는 중이라, 기쁜 마음으로 쓰는 일기

     

    감기가 드디어 떨어지기 시작:

    - 꼬박 2주 정도 아팠다. 처음엔 목 아픔, 열, 몸살로 시작했다. 목이 너무 아파서 잘 때도 느껴지는 느낌. 그런 다음 기침이랑 코막힘으로 이어졌다. 근데 기침과 코막힘이 보통 심한게 아니라 진짜 일상 생활 및 수면이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코가 꽉 막혀서 숨을 쉴 구멍이 전혀 없다. 그래서 입으로 숨을 쉬면 입이랑 목이 바짝 말라서 3~4번 호흡만에 기침으로 이어진다. 그렇게 15초?에 한번씩 기침을 했다. 기침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기침할 때 쓰이는 등 근육까지 다치고 아파서, 이틀 동안은 기침할 때 등을 부여잡고 기침을 했다. 이걸 밤낮으로 하니까, 밤에는 당연히 잠을 못잤다. 잠에 들 수가 없음. 숨도 안쉬어지고, 기침도 너무 심해서.

    - 그래서 자기 위해선 코 뚤어주는 약 (nasal decongestant)인 pseudoephedrine을 먹어야했다. 웃긴건...(원래 알았지만 잊어버리고 있던 사실은) 수도에페드린은 stimulant (각성제? 자극제?)라는 점. 그래서 3일동안 잠을 진짜 하룻밤에 3시간?씩 밖에 못잤다. 우울증도 이제 없고, 걱정도 없고, 잡생각도 없고, 몸은 극도로 피곤한데, 잠이 너무 심하게 안들었다. 명상을 하고 오디오북을 듣고 뭔짓을 해도 잠에 안 들었다. 그래서 또 정신적으로 무너졌다. 근데 알고보니, 코 뚫는다고 자기 직전에 각정제인 수도에페드린을 먹는 건, 자기 직전에 레드불 한캔 몽땅 들이키고 자는 거랑 똑같은 거였다....그래서 잠이 안오는 거였음 (물론, 기침 때문에 못자는 것도 있지만). 겨우 잠들어서 2~3시간 자고 일어나면, 또 코 막혀서 잠이 안올까봐 약을 한알 더 먹었다. 이 행위는, 겨우 잠들다가 깬 다음에 레드불 반캔 더 들이킨 것이랑 똑같은 거였다. 당연히 밤에 제대로 못자고, 뒤척뒤척, 걱정걱정, 콜록콜록을 무한 반복했다. 다음 날 컨디션 진짜 최악이었고, 불면증이 다시 생긴 것 같은 불안감에 멘탈도 진짜 바닥을 쳤다.

    - 그래도 다행히 코가 조금 뚫려서, 적어도 한쪽 콧구멍으론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수도에페드린을 먹지 않아도 숨을 쉴 수 있어서, 바로 약 복용을 중단했다. 그랬더니 진짜 바로 꿀잠잤다 (임신 때문에 불편해서 100% 꿀잠까진 아니지만). 약을 최소한으로 먹었어야 했는데 (코가 막혀서 잠이 안오니깐 뚫기는 해야했으므로)...정량으로 복용한 어리석은 나여. 아무튼, 하룻밤 꿀잠으로 시작해서 지난 3~4일은 매우 잘 자고 있다.

     

    신체적 변화:

    - 배가 많이 나와서, 이제 불편하고, 배도 땡기고, 등 아프고, 밤에 잘 때도 뒤척뒤척 불편하다. 그나마 남편이랑 따로 자고, 베개 4개를 이용해서 이렇게 저렇게 받쳐서 자면서, 잘 때 불편함이 많이 줄었다. 그래도 꼭 화장실은 한번 가야하고 (7일 중 6일 정도), 그렇게 한번 깨면 편한 자세를 찾는 데 좀 시간이 걸린다. 나는 오른쪽으로 자는게 좋은데, 애기가 배 오른쪽에 있어서 (있는 느낌임), 오른쪽 배가 눌리면 애기가 팔딱팔딱 뛰면서 엄청 싫어한다. 그래서 왼쪽으로 자거나 누워서 자야하는데 그러면 영 뭔가 너무 불편함. 그래도 그냥 third trimester의 운명이다...하고 받아드리는 중.

    - 배 때문에 불편하긴 하지만, 사실 배를 보면 아직 귀여운 수준이다. 앞으로 훨씬 더 많이 나올 거고, 훨씬 더 많이 불편할 예정. 이 정도면 약과다.

    - 감기가 아직 100% 낫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진짜 너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무 피곤하다. 하루종일 개피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남편한테 "여보~ 우리 예전에 조세프 (집에서 차타고 7시간인 산지)에서 3박 4일 백팩킹하고, 7시간 집에 운전해서 온 그날 저녁 느낌 있지? 너무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씻고 자야하는 그 느낌. 내가 요즘 매일매일 느끼는 피로함이야"라고 설명해줬다. 진짜임.

    - 몸무게는 130파운드

    - 임신기간 동안 고생 전혀 안 하고, 완전 임신체질인 사람들. 너무 아무렇지도 않아서, 임신 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 인스타에 뜨는, 막 임신 내내 운동 대박으로 하는 사람들. 다 죽여버리고 싶은 마음이다. 운 좋은 것들. 왜 나는 매 임신마다 이 개고생인건가. 내가 아는 진짜 최악의 임신 케이스들 (셤피, 다희 등)에 비하면, 나는 그나마 복받은 편이지만, 그래듀 힘들다 힘들어.

    - 계속 철분약 먹는 중. 그랬더니 확실히 똥 누는 빈도가 줄었다. 그래서 똥 언제 눴는지 기록중 (남편한테 똥 눴다고 문자로 보냄으로써 ㅎㅎㅎ). 2~3일 소식이 없으면 프룬주스 같은거라도 마셔서 열심히 뚫어줘야 한다.

     

    일상:

    - 회사 일이 없어서, 아무것도 안하고 계속 아플 수 있어서 아주 좋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하는게 마음이 쓰이긴 함. 뭐라도 해야하는데, 할 게 전혀 없다.

    - 내가 아프거나 & 피곤해서 아무것도 못하니까, 진짜 남편이 모든 일을 다 한다. 밥 챙기기, 애기 어린이집 등하교, 애기 돌보고 재우기 등등 전부 다. 그래서 집이 폭파당하는 중. 너어어어어무 지저분하고 더럽다. 근데 남편은 집이 지저분할 걸 잘 못느끼는 사람이라 (그리고 본인도 좀 쉬어야지...불쌍쓰), 나만 지저분한 집을 보며 한숨만 쉬는 중. 그렇지만, 내가 청소기 돌릴 힘 및 의지는 없음. 남편한테, 앞으로 2개월동안 너는 독박육아 & 독박출근 & 독박집안일 당첨이니까, 수고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불쌍 슈리.

    - 이라크 책, 바우하우스 책, 파이어니어 책 세 개를 동시에 읽느라 아무것도 진도가 안나간다.

    - 아직도 우박이 매일 내리고 춥고 우울한 나날이 지속되는 중. 저번 주 토요일에 그나마 하루 반짝하고 조금 따뜻한 날이 있었어서, 후드 리버에 놀러갔다. 반나절은 춥고 흐렸지만, 늦은 오후에 좀 개고 해가 나와서 따뜻했다. Ferment라는 브류어리 잔디에 앉아서 BBQ 푸드트럭에서 브리스킷 먹고, 남편쓰는 맥주 한잔 시켜 먹고, 애기는 잔디에서 기어다니면서 나뭇잎 떨어진 거 먹고, 강 따라 산책 좀 하고, 아이스크림 먹고 시내 살짝 구경하고 집에 왔다. 후드리버에 여러번 가봤지만, 애기 데리로 간 건 처음이었는데 - 애기 낳기 전에 했을 법한 비슷한 것들을 했어도, 애기랑 같이 하니까 뭔가 새롭고, 더 재밌고, 더 즐거웠다. 애기가 커가면서 함께 할 액티비디도 많아지고 그렇겠지? 뭔가 애기 덕분에 삶이 더 행복하고 다채롭고 다양해지는 느낌. 내 사랑 알란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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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잉글리쉬와 함께하는 고급영어 공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