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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19주차 일지즐겁고 행복한 미국 생활/임신일기 2022. 1. 30. 03:01
이번 주엔 초음파 사진을 획득했다! 한국에서 애기낳은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초음파 엄청 자주 찍는데, 미국에서는 자주 안찍어준다. 그래서 임신 확인하고 9주차? 됐을 때 한번, 그리고 이번에 19주차 0일에 드디어 초음파를 찍게 되었다.
이것 저것 엄청 많이 찍느라 30분 정도 걸렸고, 머리를 특정 각도로 찍어야하는데, 아기가 안움직여서 좀 지체되었다. 옆으로도 누워보고, 침대 각도도 조정하고, 초음파 봉으로 쿡쿡 쑤셨는데도 아기님께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귀여운 자식.
가장 놀라운 것은 초음파 선생님의 스킬과 지식이었다. 초음파 봉을 특정 부위에 대면, 딱 원하는 신체기관과 각도로 사진을 찍고 바로 그게 무엇인지 알려주고, 완전 전문가의 손길이 대박이었다. 일반인인 나랑 슈리에겐 완전 인상적이었어서, 초음파 찍고 나오자마자 초음파 선생님의 대단함에 대해서 얘기했다.
초음파 찍은 이틀 후, 의사의 초음파 사진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야호!!!!). 300g이라고 한다. 아기의 크기를 바탕으로 재측정된 임신 주수는 19주 3일이었다 (19주 0일에 초음파를 찍음). 임신 기간이 3일 단축되어서 아주 기뻤다. 임신 진짜 개노잼 개지루함이라서 하루라도 빨리 끝내는 것이 나의 소원이다. 아 가장 큰 소원은 당연히 아기가 아무탈없이 무럭 무럭 잘 자라는 것.
몸 상태
배가 은근 많이 나왔다. 가끔가다가 배도 엄청 땅기고, 이제는 땅바닥에 떨어진 것 줍기가 훠얼씬 불편해졌다. 양말 신는 것도 점점 불편해지고 있어서, 중심을 안 놓치게 좀 조심해야 한다. Round ligament가 엄청 아프다. 가끔가다간 완전 팽팽딱딱해질 때도 있다 (오른쪽 아랫배 부분에 긴 부분이 이렇게 딱딱해지는데, 정확하게 뭔진 모르겠지만 round ligament로 추정 중). 배가 커지는 속도를 배 주변의 근육이 못 따라가서 그런지 가끔 근육에 spasm이 온다. 재채기할 때 엄청 아프고, 좀 빠르게 걸으면 또 아파지고, 샤워한 후 구부정한 자세로 선반에서 뭐 꺼낼려다가 배 찢어지는 줄 알아서 화장실에 빨개벗은 상태로 수건 위에 누워있어야 한 적도 있었다 (하필 그때 남편이가 안방으로 들어와서 뭐 잘못된 줄 알고 불쌍한 슈리가 엄청 깜짝 놀랐다).
그리고 자궁에 눌려서 그런지, 방광, 질, 항문 등으로 이어지는 여러 군데도 엄청 sensitive해졌다. 가끔 찌릿찌릿 (?) 한 느낌이 든다.
이제 더 이상 커질 수 없다고 생각한 가슴도 더 커지고, 젖꼭지도 엄청 커졌다. Areola도 여전히 크다. 그리고 컨디션이 안좋을 때 (보통 저녁부터 자기 전까지는 에너지를 소진해서 그런지 정말 피곤하고 몸 상태도 전반적으로 악화된다) 가슴도 엄청 sensitive 해 진다. 이럴 땐 티셔츠에 스치는 느낌만으로도 젖꼭지가 아푸당. 가슴을 정기적으로 마사지 해주려고 하는데 귀찮아서 안하게 되고,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
잘 때 허리가 무지하게 아프다. 이번주의 하루 이틀정도는 자다가 허리가 아파서 오밤중에 깼다. 그리고 소화가 안되는 건 아직도 여전하다. 꼭 빨래세제를 한 바가지 마신 것 같은 느낌이다. 살짝 역겨우면서도 뭔가 미끄덩하고 이상한 기분. 달콤한 것 외에는 음식도 영 맛이 없다 (회사 동료들이랑 점심을 먹으러 나갔을 때, 유명 라멘집의 유자라면을 먹었는데 - 18불이나 주고 먹었으나 별 맛이 없었다. 돈 아까비 ㅠㅠ). 저녁은 거의 안먹는 편이고, 점심도 거의 군것질 수준 (풀떼기, 삶은 계란, 과자 몇 개 등)으로 떼운다. 그래도 배 고프지도 않다. 진짜진짜 배고파야 (한 9시간 정도 굶어야) 그제서야 배고픈 느낌이 든다.
이번주의 몸무게는 117.6파운드. 임신 시작했을 때가 109~110 파운드 정도 나갔으니까 약 8파운드 증가했다. 별로 먹지도 않는데 몸무게는 잘 늘고 얼굴에도 살이 좀 붙은 것 같다. 살이 너무 많이 찌는 건 쉬운 반면, 살이 안찌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아서 - 그리고 안 먹어도 잘만 느는 중이니깐 - 건강하고 정상적인 임신을 위해 너무 많이 살이 찌지 않기를 바란다.
이번주는 나름 회사에서 할일이 있었어서 주중에 띵까띵까 산책 및 운동은 예전만큼 못했다. 산책 빼고는 운동 안한지 이틀 정도 되었을 때 허리가 부서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운동부족으로 그런걸까봐 다시 정신차리고 아령운동, 요가 등을 좀 했다. 산책도 한번에 30분씩 하루에 두번 정도는 꾸준히 하는 중. 평상시에 그렇게 열심히 운동한 편은 아니었으나, 임신 때문에 억지로 운동 못하게 되니까 괜히 억울하고 엄청 하고 싶다! 자전거가 특히 참 타고 싶당.
19주차 일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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