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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개월 에블린과 22개월 알란이 키우기
    즐겁고 행복한 미국 생활/일기 + 여행 2024. 3. 23. 00:36

    오매! 우리 아기들이 이렇게 컸다니. 태어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22개월 알란이

    우리 알란이의 최근 별명은 "일관이". 태어난 날부터 일관적으로 어렵고, 센시티브하고, 많이 울기 때문이다 ㅎㅎㅎㅎ. 또 다른 별명은 "한우물". 집에서나, 어린이집에서나, 다른 사람 집에서나, 우리 우물이의 관심은 언제나 자동차 아니면 자전거다. 어쩜 자기 아빠랑 이렇게 똑같은지 - 정말 신기하다 :)

    저녁에 점점 재우기 힘들어지고 있다. 한두주 전에만 해도, 졸려운게 보이면 "알란이이제 침대에 올라가~" 하면 알아서 침대에 올라가서 누워서 뽀뽀해주고 인사만 하면 되었는데, 이젠 자는걸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불을 끄고 침대 옆에 앉아서 안아주고 있거나, 아니면 일단 침대에 억지로 눕히고 1~2분 울린 다음, 그런 후 안아주기 전략을 쓰고 있다. 다행히 안아주기 시작한지 1분 안에 침대에 올라가겠다고 해서 자진해서 자기 시작한다. Daylight savings 때문에 이제 7시에 재울때 아직도 한낮처럼 밝아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끔 한밤중에 깨서 운다. 무서운 꿈을 꿨나? 안아주면 10초만에 다시 잠들긴한다. 한번 깨면 2~3일은 연속으로 깨고, 한번 잘 자기 시작하면 또 일주일은 깨지않고 잔다.

    밥은 여전히 엄청 안먹는다. 특히 집에서는 잘 안먹고, 항상 내 무릎에 앉아서 먹고 싶어하는데, 밥은 무조건 알란이 의자에 앉아서 먹는 걸로 교육시키는 중이라, 더더욱 안먹게 되는 것 같다. 어린이집에서는 잘 먹는 날도 있고, 많이 안먹는 날도 있고.

    어린이집에서는 엄청 잘 논다. 어떤 날은 아침에 어린이집에 가고 싶어하는 것 같다. 항상 신나게 교실에 들어가놓고, (심지어 들어가면서 장난감 집으면서) 울었는데, 요즘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잘 들어간다. 낮잠도 2시간씩 잘 자고. 4월부터 이제 어린이집 안보낼 예정인데, 어린이집에서 노는걸 좋아하니...뭔가 안타까운 느낌이 든다.

    요즘 알란이 피부가 엉망진창이다. 어린이집에서 쓰는 harsh chemical cleaning supplies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무릎 뒤와 귀저기 밴드 부분에 빨갛고 건조한 부분이 생겼다. 발목 접히는 부분도 건조 까칠까칠. 등이랑 배 전체적으로 거칠거칠하다. ㅠㅠ. 주말되면 좀 완화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4월부터 어린이집 안가면 좀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중.

    여전히 자동차 굴리고, 일람언니가 준 자전거 타는걸 좋아한다. 아빠 리모콘 자동차 가지고 노는걸 좋아한다. 톰과 제리 보는 것도 좋아하고 - 맨날 intro skip 해달라고 한다. 에블린한테 잘 해주는데, 문제는 자꾸 장난감 에블린 위에서 굴리거나, 너무 과하게 사랑해서 에블린을 아프게 하는 점.

     

    8개월 에블린

    미모가 절정에 오르고 있다. 내가 머리도 대충 잘라주고, 옷도 맨날 오빠옷 물려입어서 우중충하게 입는데, 그래도 미모가 뚫고 나와 반짝반짝 빛난다 :)

    모유수유 그만하려고 분유를 타서 주기 시작했는데, 전혀 관심이 없고, 오히려 젖병에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다...transition 완전 망한 것 같다 ㅎㅎㅎ. solid food는 6개월 때 시작했어야하는데, 너무 귀찮아서 제대로 안하다가, 얼마 전 슈퍼에서 과일+채소 섞인 pouch 사서 먹이기 시작했다. 첫 5입 정도는 잘 받아먹는다.

    밤에 재울 때 한동안 소리없이 혼자 알아서 잠들었는데, 요즘엔 조금 운다. 그래도 냅두면 5분정도 울다가 손가락 빨면서 잠든다. 7시쯤 재웠다가 9시~9시반에 자는애 흔들어깨워서 젖 한번 먹이고 재우고 나도 잔다. 잘 잘땐 그런 후 아침까지 쭉 자는데 (한번 그러면 몇 주는 쭉), 또 한번 깨기 시작하면 2시쯤 깨서 자지러지게 울고, 밥 먹이고 바로 내려놓으면 다시 조용해지고 알아서 잔다. 뭔가 급속성장단계를 거치는 주가 있는 듯. 에블린은 워낙 잘 자기 때문에 굳이 수면훈련 같은건 안하고 원하는대로 해주고 있다.

    4월까지는 일주일에 반은 내가 집에서 일하면서 에블린도 같이 돌본다. 여태까지 그렇게 어렵지 않았고, 아직도 낮 시간에는 그리 나쁘지 않다. 보통 일어난지 두시간 후면 낮잠을 자고, 한번 잘 때마다 두시간씩 자기 때문에 - 4시간 자면, 나름 내 일하는 시간의 반은 자면서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왜이렇게 빨리 깨는것처럼 느껴지냐 ㅎㅎㅎ). 일할 때 그냥 바닥에 장난감 던져주고 기어다니게 하고, 너무 찡찡대면 등에 업고 일한다. 다행히 최근 일주일에 10시간이나 있는 미팅 시리즈에서 빠져나오고, net debt process를 간소화했더니, 일이 현저하게 줄어서 에블린 돌보기랑 일이랑 병행할만하다.

    에블린의 사회성이 엄청나게 발달했다. 웃는 얼굴을 보면 엄청 잘 웃고, 거울보면서도 엄청 웃는다. 예전엔 혼자 기어다녔는데, 요즘엔 꼭 내 주변 / 오빠 주변만 다닌다. 다른 장난감엔 관심없고, 오빠가 갖고 노는 장난감/책에만 관심이 있다 (그래서 알란이는 "No! Mine!"을 입에 달고 산다 ㅎㅎㅎㅎ). 

     

    얘네들의 부모님

    4월부터 마셜이가 회사를 관두고 stay at home dad가 되기로 했다. 금전적으로도 손해이고, 집에서 어린 아가들 두 명 돌보는게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100000배는 힘들지만, 그래도 좋은 아빠 및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서 큰맘 먹고 관두기로 했다. 매니저에게도 말하고, 이제 마지막 날이 정해진 상태.

    사실 에블린이 워낙 순하고 쉬운 아기라 아직도 일하면서 돌보는건 할만하다. 그래서 어린이집에 안보내도 될 것 같지만, 문제는 저녁 루틴. 일 끝나고 알란이를 4시반~5시쯤 픽업한 이후, 알란이 샤워, 알란이 저녁, 에블린 젖 먹이기, 알란이 양치, 알란이 자기전 책 읽기, 에블린이 저녁에 찡찡이가 되서 에블린 달래기, 애기 두 명 한 번에 재우기 - 이 모든 것을 내가 혼자 하기가 참 어렵다. 게다가 7시 반에 남편을 무조건 데릴러가야하기 때문에, 이 모든걸 절대 시간연장 없이 해내야한다. 그게 어렵다. 그래서 남편이 집에 있는게 당분간은 엄청 도움이 될 예정이고 7시반 데드라인이 없어지는게 참 다행이다.

    나는 요즘 너어어어어무 피곤하다. 7시만 되면 모든 체력을 방전한 느낌이라 정신을 못 차린다. 모유수유 하느라 기본적 칼로리 소모가 늘어난 것도 있고 (모유수유에 보통 하루 500칼로리 정도 소모된다고 한다), 우울증 겪은 이후 저하된 수면의 질 탓도 있고, 그리고 아가들이 새벽에 가끔 일어나 울어재끼면 무조건 내가 가야하는 탓 등 (에블린은 젖을 먹어야 만족하는데, 남편 젖에선 우유가 나오지 않으니...알란이는 요즘 엄마사랑 엄마집착 최고조라, 남편이 가서 달래도 울음을 절대 안멈추고 내가 가서 안아줘야 그제서야 멈춘다)으로 인해서 진짜 매일 매일 피곤하다. 하루종일 피곤하다. 너무 피곤하다.

    그리고 스트레스도 좀 많이 받는 편이다. 회사일 제대로 못해도 스트레스, 일하는 시간 동안 에블린 제대로 못봐주는 것도 스트레스, 두개 다 제대로 못하는 와중에 집은 또 맨날 더러우니깐 - 바닥에 있는 내 머리카락이나 폭탄맞은 부엌을 볼 때마다 또 스트레스. 굳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아니지만...어쩔 수 없다. 생각을 고쳐먹어야하는데...

    알란이가 어린이집에서 가져온 바이러스로 2~3주씩 아팠다 괜찮았다 아팠다를 반복하면서 + 일하고 + 일하면서 에블린 돌보고 + 저녁/토요일 독박육아 + 상시개피곤 + 스트레스가 다 몰리니깐, 나의 행복 레벨이 좀 떨어진 느낌이다. 다행히 이 모든 것들이 다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일이다. 그 생각 하면서 버티고 있다. "버티지" 말고, 힘들어도 나날을 즐기고 싶은데, 아직 자기애가 넘치는지 나 자신 불쌍 ㅠㅠ 하며 불행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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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잉글리쉬와 함께하는 고급영어 공부 :)